루게릭병 김정하 목사 ‘지금, 행복합니다’

구두 딱아 번 돈으로 가난한 나라 어린이 후원

1. 김정하 목사와 최미희 사모님, 어떤 분인가?

▲ 지금, 행복합니다 (청우 펴냄, 김정하 최미희 지음)

이분들은 평생 가난했다. 찢어질 듯이. 김 목사는 살아가면서 이 세상의 온갖 허드렛일이란 허드렛일은 다 해보았다. 결혼 후에는 조금 일어설 만 했다. 그러나 마침 닥친 IMF 금융위기로 연약한 살림살이를 다 날려 보내야 했다. 부부는 산 속으로 들어가 오두막을 짓고 그날 벌어 그날 먹으며 살았다. 우여곡절을 거쳐 신학을 공부했다. 경기도 성남에 샬롬교회를 개척했다. 부부와 아들, 딸 등 네 식구가 한 방에서 자면서 어렵사리 목회를 했다. 작디작은 미자립 교회였다. 그러다 2년 전, 김 목사에게 현대의 불치병인 루게릭병이 찾아왔다. 지금 그의 육신은 점차 스러져가고 있다. 어떻게 보면 박복하기 그지없는 인생이다. 그럼에도 김 목사와 가족들은 고백한다. “지금 행복합니다”라고.

2. 루게릭병은 불치병인데, 지금, 행복합니다, 라는 고백을 할 수 있을까?

루게릭병이라는 소리를 들었을 때 김 목사는 자신의 병을 통해 하나님께서 많은 사람들을 살리실 것이다, 라는 생각을 한다. 그 동안 수많은 죽음의 고비를 넘겨낸 인생이었다. 한 사람이 죽고, 많은 사람이 살 수 있다면 그는 열 번이라도 죽을 수 있다고 고백한다. 그만큼 그는 주님 한 분만으로 기쁨을 삼는 삶을 산다. 이 책에는 ‘흘려보낸다’는 구절이 자주 등장한다. 무엇을 흘려보내는가. 물질이다. 돈이고, 땅이고, 기회다. 가난하지만 정직하고 따뜻한 그들에게 사람들은 이런저런 이유로 돈을 기부했다. 돈이 들어오는 순간 그들의 감각세포는 금세 깨닫는다. ‘주님이 바라보시는 누군가에게 이 돈이 필요한 모양구나’라고. 그 주님의 사람을 만나는 순간은 여지없이 찾아온다. 그러면 이들은 그 돈을 그 사람에게 전달한다. 이들은 이렇게 하나님의 뜻이 통과하는 ‘통로’로 살았다.
3. 본인은 그러하더라도 김 목사님을 지켜보는 가족들의 마음은 고통스러울 텐데?

김 목사의 가족은 아내와 두 자녀가 있다. 두 자녀는 모두 대학에 진학했다. 이 책에선 두 자녀가 참 아름답게 자란 이야기들이 곳곳에 나타난다. 김 목사 부부는 그렇게 가난한 삶을 살아오는 동안 언제나 가족들과 함께 그 시간을 이겨냈다. 강원도 산골에서 오두막을 짓고 생활할 때 산불이 나서 집이 불에 타 사라질 위기를 맞아서도 그들은 함께 기도했고, 온 산이 불탔는데 오직 그 오두막만 남겨둔 기적 같은 이야기를 함께 경험하였다. 그렇게 수많은 기도와 응답의 시간을 보낸 아이들은 어느새 엄마 아빠가 가진 신앙을 함께 가진 성숙한 그리스도인으로 자랐다. 엄마 아빠는 그 가난한 세월 속에서 아이들이 기죽을까봐 언제나 아이들에게 너희들의 친아빠는 정말 부자란다, 너희들이 꼭 필요한 게 있으면 하늘의 친아빠께 기도하렴, 그렇게 가르쳤다. 우리는 김정하 목사님 부부의 자녀교육을 통해서 신앙교육의 위대한 원칙 하나를 배운다. ‘부모의 하나님’이 곧 ‘자녀들의 하나님’이 되게 하는 것, 그것이야말로 세상 어떤 것 보다 더 강력한 신앙교육이다. 그러려면 부모와 더불어 모든 시간을 공유하면 된다. 돈으로도 안 되고, 힘으로도 안 되는 게 신앙교육이다. 그것은 부모와 더불어, 부모의 삶을 아이들과 함께 사는 일이다. 자녀와 더불어 기도하고, 자녀와 더불어 그 기도의 응답을 누리는 것이다.

4. 무엇보다 구두닦이를 해서 외국의 가난한 어린이들을 후원했다고?

루게릭병으로 지금 김 목사는 손발을 움직이기도 힘들다. 최 사모 외에는 그의 말을 알아듣는 사람이 없다. 발병하기 전 까지 김 목사는 목회를 하면서 구두닦이를 했다. 구두를 닦아 번 돈으로 ‘컴패션’을 통해 가난한 나라의 어린이들을 여러 명 후원했다. 그가 더 이상 구두를 닦지 못했을 때, 기적이 일어났다. 그에게 구두를 맡겼던 손님들이 감동을 받아 김 목사가 후원하던 아이들을 돕기 시작한 것이다. 아, 사랑은 사랑을 낳는다. 컴패션에서 김 목사 부부는 유명인사다. 2년 전 성탄절에는 컴패션 대표 서정인 목사와 홍보대사격인 탤런트 차인표씨 부부, 웰콤의 문애란 고문 등 컴패션 사람들이 샬롬교회를 찾아 감동의 크리스마스 예배를 드리기도 했다. 차씨는 이 책 추천사에서 “만일 외국인이 ‘한국에는 자랑스러운 성직자가 누가 있습니까?’라고 묻는다면 나는 서슴지 않고 ‘김정하 목사님이 있다’고 말하겠습니다”라고 했다.

5. 비록 가난하고 병든 분이지만 어떻게 보면 참 많은 가족을 지닌 능력있는 가장이다, 그런 생각을 갖는다.

김 목사 가정은 함께 살고 있는 네 식구가 전부가 아닌 셈이다. 가난한 세계의 어린이들이 그들의 가족이다. 그들이 후원하는 어린이들을 위해 김 목사는 날마다 기도한다. 그들 한 사람 한 사람이 그 나라의 소중한 일꾼이 되도록 기도한다. 차인표 씨가 캐냐의 에릭이란 어린이를 찾아가서 동영상을 찍어왔다. 그 동영상을 보면서 두 부부는 눈물을 흘렸다. 반가움과 기쁨의 눈물이었다. 그러다가 에릭이 공부하는 학교의 교실이 나오는데 김 목사는 그 교실이 허름함을 보고서 그냥 지나치지 못한다. 그가 지닌 얼마 안 되는 돈이지만 그 돈을 전부 에릭의 학교로 보내어 교실에 창문을 달고 책상을 바꾸는 데 사용하도록 했다. 그는 말로만이 아니라 정말 아버지의 마음으로 에릭을 바라본다는 걸 알 수 있다. 그런 나눔의 마음을 김 목사 가족은 공유한다. 그게 어느새 김 목사의 마음에서 아이들의 마음으로 바뀌게 되는 것이다. 피를 나눈 가족에서 하나님의 사랑을 나누는 가족으로 확장된 큰 가족을 가진 것이다. 지금도 김 목사 가족은 교회당이 있는 3층에서 함께 지낸다. 두 자녀들이 예배당 이쪽 저쪽에 이불을 깔고 잔다. 그들에게 최미희 사모는 우리가 교회당을 빌려쓰는 것이니까 교회에 절대 방해가 되면 안 된다, 그러니 일찍 일어나서 이불을 개는 것을 잊지 말아라, 가르친다. 마치 다른 세계를 살아가는 사람들 같지만 그들에겐 불편하더라도 전혀 어색하지 않은 삶이란 느낌을 받는다.

박명철 <CCC편지> <기독신문> <뉴스엔조이> <기독교사상> <아름다운동행>에서 기자 또는 편집장을 지냈으며, 단행본 <사람의 향기 신앙의 향기> <세상에는 이런 주일학교도 있다> 등을 펴냈다. CBS 라디오를 통해 신간 서적을 소개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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