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의 영혼을 사랑한 여인들의 위대한 발자취

조선의 어둠을 밝힌 여성들

▲ 남편을 따라, 또는 홀로 멀고 먼 나라 조선을 찾아온 여성 선교사들이 있다. 선교 역사에서 그들의 활동은 크게 주목받지 못했지만 여성 선교사들은 조선의 여인들에게 복음을 전하기 위해 불철주야 노력과 수고를 다했다. 그들의 헌신은 이 땅에 복음의 꽃을 피우는 밑거름이 되었다.

100여 년 전 조선은 아무것도 없던 나라였다. 한국이 개화하게 된 것은 서양에서 파송된 선교사들의 공이 크다. 한국에서 초기 개신교 선교 사역이 이례적으로 성공한 데는 특히 미국인 여성 선교사들의 힘이 컸다. 그러나 100년이라는 시간이 흐르는 동안 이들은 이렇다 할 주목을 받지 못했다. 여성 선교사들이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도 알려진 바 없다.

한국 교회사는 그간 널리 알려진 일부 남성 선교사들의 사역에만 유독 관심을 보였다. 그들이 한국 선교에 기초를 놓고, 최초의 교회와 기관을 세웠으며, 한국인 기독교 지도자들을 양성하고, 사회 및 문화 변화를 이끄는 위대한 사역을 담당했다고만 생각하게 되었다. 그 탓에 상대적으로 여성 선교사들이 쏟은 노력과 헌신은 땅속에 그대로 묻혀 있었다. 이 때문에 여성들은 주로 선교사 남편을 내조하는 존재,그래서 그녀들이 교회와 사회에 미친 영향은 미미한 것이라고 여기게 되었다.

풀러신학교에서 교회사를 가르치고 있는 캐서린 안 교수는, 한국으로 파송된 여성 선교사들에 관한 오해를 바로잡고자 깊이 묻혀 있던 그들의 헌신과 눈물을 꺼냈다. 미국 장로교와 선교부에서 보관 중인 문헌을 토대로 최초의 거류 선교사가 한국에 입국한 1884년부터 위대한 부흥의 원년인 1907년까지 미국인 여성 선교사의 삶과 사역을 정리했다. 또한, 공식 기록 외에 여성 선교사들이 쓴 일기나 가족에게 보낸 편지, 여성 선교회와 주고받은 서신 등 개인적인 기록을 모아 그들의 일상과 사역이 얼마나 풍부했는지를 보여 준다. 또한, 이들의 복음 전도 활동을 살펴보고, 이들이 어떻게 한국에 개신교회를 발전하고 성장시켰는지도 설명하고 있다.

그들의 선교 활동이, 또 그들이 세운 근대 병원과 교육기관, 자선 기관 등이 한국 사회와 문화에 얼마나 많은 영향을 끼쳤는지, 특히 길거리조차 마음대로 다니지 못했던 여성에 대한 인식을 얼마나 많이 바꿨는지 세세한 증거 자료와 사진을 통해 밝히고 있다. 그리고 로제타 셔우드 홀 같은 특정 여성 선교사들의 구체적인 이야기들을 되살림으로써 여성 선교사들을 부수적인 존재로만 바라보는 기존의 인식을 뒤집고, 이들이 선교사로서 행했던 역할과 공헌을 제대로 조명하고자 했다. 교육자로, 의사로, 복음 전도자로서만이 아니라 격동의 시기에 한국이라는 선교지에서 아내로, 어머니로, 할머니로 그리고 독신 여성으로 살아가고 일했던 모습을 보여 주는, 한국에 단행본으로 출간된 최초의 이야기다

조선의 외국 여성, 한국을 변화시키는 일꾼이 되다

한국에 개신교가 탄생하는 데 있어서 여성 선교사들이 얼마나 중요한 역할을 했는지는 이들의 숫자만 봐도 알 수 있다. 장로교와 감리교 선교부 기록을 보면 여성 선교사의 숫자가 남성 선교사의 숫자를 웃돌았다. 처음 30년간 한국에 파송된 미국인 선교사의 60퍼센트 이상이 선교사 부인과 독신 여성이었다고 저자는 강조한다.

이들은 선교 사역에서 뚜렷한 성과를 거두었고, 초기 개신교와 개화기 한국이 발전하는 데 큰 영향을 끼쳤다. 특히 의료와 교육에 사역의 중점을 둔 그녀들은 한국에 근대 병원과 세계에서 가장 큰 기독교 여자 대학으로 발전한 이화학당 등의 교육기관 등을 세웠고, 이 기관들은 이후 한국 사회와 문화를 변혁했다. 이 책은 개방적인 생활 방식과 전문적인 직업,활발한 사회참여, 박애주의 활동을 보여 줌으로써 한국 근대화에 박차를 가한 선교사 중에는 여성이 많았다는 것을 보여 준다. 특히 개신교회가 탄생하고 근대 교육과 의학이 발전하는 데 큰 공헌을 한 로제타 셔우드 홀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다루면서 의료, 전도, 교육, 문서 선교 등 여러 분야에 남긴 중요한 발자취와 그녀가 훈련한 한국 교인들을 통해 계승되고 있는 현재의 사역까지를 자세히 풀었다.

가장 밑바닥에 있던 이름, ‘여성에게 복음을 전하다

의료와 교육 활동에 가장 큰 두각을 보인 여성 선교사들이었지만, 그들이 한국에 온 주요 목적은 복음을 전하는 것이었다. 조선이라는 문화와 사회 안에서 가능한 여러 방법으로 그 목적을 이루기 위해 수고를 아끼지 않았다. 남녀의 구분이 엄격했던 사회에서 여성에게 복음을 전한 이야기, 권서부인을 양성한 이야기, 여성 전도자들을 훈련한 이야기 등이 매우 구체적으로 표현되어 있다. ‘같은 여성이라는 공감대는 조선 사회에서 접근조차도 어려웠던 여성들에게 복음을 전할 가장 큰 장점과 기회로 다가왔다.

한국 개신교 신자가 여성들이 훨씬 더 많은 점은 바로 이 역할이 컸기 때문이라고 할 수 있을 것이다.이 이야기를 통해 초기 한국 선교의 중요한 역사를 새롭게 조명하고, 여성들의 거류와 사역이 한국 종교에 어떤 영향을 끼쳤는지 이해할 수 있다.

조선 땅 위에 선 를 섬세히 기록하다

이 책은 여성 선교사들이 한국에 남긴 종교적·사회적 영향을 분석하고도 있지만, 공적인 선교 사역 외에 개인적인 이야기를 들려주는 데도 상당한 지면을 할애했다. 여성 선교사들은 남성 선교사보다 개인적 고민과 느낌을 기록으로 많이 남겼다. 인간적인 연약함과 고투, 곤경, 슬픔을 이해받는 한편, 개인적인 바람과 기쁨을 나누고 싶어 하는 열망을 드러내는 기록들이다. 저자는 선교사들의 개인적인 이야기를 되살림으로써 또 다른 방식으로 여성 선교사들이 맞닥뜨렸던 상황을 반영하고자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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