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명성 통일빵집

▲ 박경희의 <류명성 통일빵집>

북한에서 온 아이들을 불쌍하게 여길 필요 없어요. 그들도 남한 아이들과 똑같은 모습을 하고 있어요. 삶에 부딪치며 아파하는 모든 모습도 똑같아요. 이 책이 남북한의 아픈 아이들이 희망을 향해 찾아가는 징검다리가 됐으면 좋겠습니다.”

박경희 작가가 탈북청소년들의 이야기를 담은 류명성 통일빵집을 펴냈다. 우연한 기회에 탈북대안학교인 하늘꿈학교에서 글쓰기 교사를 맡게 된 것이 계기였다. 그곳에서 3년 동안 몸을 부대끼며 아이들과 함께한 시간을 책에 담아냈다.

솔직히 탈북자 얘기하면 또 그 얘기라며 지겨워할 수 있다. 북한과 탈북과정에서 겪은 아프고 고통스러운 그들의 이야기가 더는 반갑지 않을 수도 있다. 박 작가 또한 아이들을 만나기 전에 그러했다. 하지만 그들을 만나고 나서 그의 마음은 달라졌다.

한 날은 스무 살 여자아이와 밤새 얘기해 본 적이 있는데 쉰을 넘긴 저보다 인생을 더 많이 알고 있다는 생각에 가슴이 먹먹했던 적이 있어요. 단지 고통을 경험했다는 것을 넘어서 그것을 어떻게 견뎌냈고,지금 어떻게 살아가고 있는지를 얘기해야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는 책 속에 아이들이 남한에서 점차 희망을 발견하고 자기 길을 찾아가는 이야기를 차곡차곡 길어냈다. 책 제목이기도 한 류명성 통일빵집이야기도 실제로 제빵사를 꿈꾸고 있는 아이들을 모델로 한 것이다. 제빵 자격증뿐만 아니라 각 요리 자격증을 따기 위해 노력하는 탈북 청소년들이 많다고 한다. 나중에 음식점을 내서 가족들과 함께하고 싶은 꿈을 가슴 깊이 안은 채 말이다.

책 속에 실린 여섯 편의 단편은 탈북 아이들의 이야기만을 담고 있지는 않다. 남한 친구들도 함께 등장한다. 부제목에도 명성과 세라’, ‘기철과 다경’, ‘강희와 애심등 남북한 등장인물을 같이 나타냈다.

탈북 아이들이 남한 아이들을 바라보는 시선도 담았지만, 남한 아이들이 이들을 보는 시각도 넣었어요. 그리고 탈북 아이들만의 아픔만이 아니라 남한 아이들의 아픔도 함께 다루면서 지금 시대의 청소년들이 많이 아프구나를 느끼게 하고 싶었습니다.”

또한, 그는 작품 안에 하나님에 관한 얘기도 집어넣었다. 북한에서 신앙을 갖고 남한으로 탈출한 모자의 이야기인 아바이 순대를 보면 하나님의 인도하심이 가슴 깊이 느껴진다. 그렇다고 비기독교인들에게 강한 거부감을 주지는 않는다. 박 작가는 작품 안에 자연스럽게 하나님 얘기를 담아냈다. 지금까지 기독 작가이기보다 일반 작가로 활동해왔다는 그는, “이제는 하나님께서 나에게 쓰라고 하신 것을 쓸 때가 된 것 같다고 고백했다.

▲ 박경희 작가

무엇보다 그는 분단이나 통일이라는 말조차 생소한 청소년들이 책을 통해 탈북 아이들의 삶을 알게 되고, 통일에 대해 한번쯤은 고민해봤으면 한다는 바람을 전했다.

책에는 류명성 통일빵집’ ‘빨래’ ‘오뚝이 열쇠고리’ ‘아바이순대’ ‘자그사니’ ‘책 도둑6개의 단편이 담겨 있다. 이를 통해 탈북한 모녀와 가족이 되어 가는 주희, 엄마처럼 따랐던 어니에게 배신을 당하는 강희, 학교 대신 서점에서 지식을 채우고 상처를 치유하는 은휘 등 지금, 대한민국에 있는 남북한 청소년들을 만날 수 있다.

박경희 작가는 극동방송 프로그램 김혜자와 차 한 잔을의 원고를18년 동안 집필했으며, 2006년 한국방송프로듀서연합회의 한국방송작가상을 수상했다. 청소년 소설 분홍벽돌집’, 청소년 르포 우리의 소원은 통일을 비롯해 엄마는 감자꽃 향기’ ‘여자 나이 마흔으로 산다는 것은’ ‘이대로 감사합니다’ ‘천국을 수놓는 작은 손수건등을 발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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