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경 깜짝놀랄 숨은 이야기

▲ 이창훈 <성경 깜짝 놀랄 숨은 이야기> (살림)

세계적인 종교학자 카렌 암스트롱(Karen Armstrong)은 성서를 가리켜 ‘서아시아 지역의 전통적 모티프로 가득 찬 신화이며 성장통과 통과의례에 관한 비유’라고 말했다고 한다. 성경을 집대성한 기자들은 모든 이야기를 상징과 비유로 풀이할 줄 알았기에 서로 모순되는 이야기를 집어넣었다는 얘기다.

이 책 <성경 깜짝 놀랄 숨은 이야기>는 이처럼 성경을 문자 그대로 읽어나가다 부딪치게 되는 모순을 깊이 탐구한 ‘성경 탐구서’다. 우리는 창세기를 통해 하나님이 죄 많은 인간을 물로 심판했고, 노아가 방주를 만들어 그 심판을 벗어났다고 알고 있다. 그런데 이 책에서는 그렇게 해석하는 것은 곤란하다고 말한다.

 ···히브리 전승에서 노아가 홍수를 만난 때는 노아가 600세 되던 해 2월 17일이다. 그리고 물이 물러간 때는 7월 17일이다. 이집트 신화에서 보면 죽음의 신 오시리스는 17일에 악의 신 티폰이 만든 관에 넣어져 강물에 버려졌다. 이밖에도 그리스와 터키, 이슬람 전통에서도 숫자 ‘17’은 종교 제의와 깊은 관련이 있다. 이처럼 바벨론으로부터 시작된 홍수 설화는 메소포타미아와 히브리, 이집트, 그리스 등 서로 매우 비슷하다. 신의 진노로 시작해 배에서 새들을 날려 보냈으며, 배는 아르메니아 지방에 정착했고, 배에서 나와 제사를 드리고, 신이 다시는 홍수로 인간을 멸망시키지 않겠다고 약속한 것 등……. 물론 서로 다른 부분도 있으나 그것은 긴 세월 동안 전달되는 과정에서 발생한 자연스러운 차이일 것이다. 히브리 전승이 보다 정교하고 세련된 것은 수메르나 바벨론 신화보다 1,000~2,000년 후의 문학이기 때문이다. _p.35

저자는 상식적으로만 봐도 구약성서에 기록된 내용을 현실에 적용하는 것은 무리가 있으며, 무신론자들이 흔히 하듯 과학이라는 잣대를 들이대고 성경을 문자 그대로 해석하면 오류투성이의 허위 기록이 된다고 말한다. 7일 만에 세상을 창조했다는 말도, 인류의 역사도 모두 거짓말이나 다름없는 것처럼 되고 만다는 것. 이는 성경을 문자적으로 맹신하는 신자들이 몇 가지 과학적 반론만으로도 쉽게 무신론으로 돌아서고 마는 이유라고 지적했다.

저자는 책의 1부와 2부에서 성경의 내용을 근동의 신화와 전설, 역사와 대조하며 그 넘나듦을 꼼꼼히 기록해 놓았다. 3부에서는 우리나라의 기독교도 맹목적인 성서문자주의에서 벗어나 더욱 더 깊은 기독교 신앙과 영성을 추구해야 한다고 제안한다.

20여 년간 근동의 역사와 고고학, 현대신학을 연구한 성과를 모아 이 책을 집필한 저자는, 한국적인 성서문자주의의 전통 하에서 보면 이 책에 실린 내용들은 제목처럼 ‘깜짝 놀랄’ 이야기일거라고 했다. 따라서 보수주의 성향을 가진 많은 목회자들이 색안경을 쓰고 대할 것을 예상하지만, 이것은 어김없는 사실이라고 강조했다.

이 책을 읽다보면 그동안 성경에 대해 알고 있던 막연하고 맹목적인 것들에 도전을 받을 것이다. 그리고 책장을 덮으면 더 깊어진 신앙을 기대하게 될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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