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독교와 시민사회

현대 시민 사회에서 기독교인의 역할

로버트 우스노우 지음/ 정재영·이승훈 옮김(기독교문서선교회)
사양: 종교, 종교사회학, 기독교│222쪽│값 12,000원│발행일: 2014년 1월 29일

 

이 책은 미국 프린스턴대학교의 사회학 교수인 로버트 우스노우(Robert Wuthnow)가 1996년에 낸 「기독교와 시민사회: 현대논쟁」(Christianity and Civil Society: The Contemporary Debate)을 번역한 것이다. 우스노우는 우리나라에서 널리 소개되지는 않았지만, 미국 사회학의 거두인 로버트 벨라(Robert N. Bellah)의 제자로 현재까지 왕성하게 연구와 집필활동을 하며 사회학계에서는 세계적으로 널리 알려진 학자이다. 그는 특히 종교사회학 분야와 시민 사회 영역에서 많은 업적을 내며 주목을 받았는데, 이 책은 바로 이 두 영역이 만나는 지점에서 그의 학문적 통찰력을 잘 드러내고 있다.
절차상의 민주화를 이룬 후에 최근 우리 사회에서도 시민 사회에 대한 관심과 학문적 토론이 활성화되고 있는데, 유독 이 분야에서 활발한 논의가 전개되고 있지 못한 곳이 종교 영역이다. 그것은 우리 사회가 세계적으로 사례를 찾기 힘들 정도로 다양한 종교와 종파가 공존하는 다종교 사회로 이른바 ‘종교 백화점’ 또는 ‘종교 전시장’이라고 불리고 있으면서도 정작 종교에 대한 학문적 관심과 깊은 논의는 이루어지지 못하고 있는 현실의 반영일 것이다. 그래도 최근에 일부에서나마 NGO와 관련된 시민사회 이슈와 종교의 관계에 대한 논의가 일어나고 있는 것은 매우 환영할 일이다.
시민 사회에 대한 정의는 다양하다. 그러나 어떤 정의에 따르든지, 프랑스 사회학자인 토크빌이 이미 한 세기 전에 미국 사회에 대하여 지적한 바와 같이, 자발 결사체가 시민 사회의 중요한 일부이며, 따라서 다른 종교 조직들과 함께, 교회 역시 시민 사회의 특징을 지니고 있다. 국가의 통제로부터 자유롭고 시장 경제 체제로부터 벗어나 있는 교회는 당연히 제3섹터이자 시민 사회 영역에 속한다고 볼 수 있다. 이러한 교회는 시민 조직에 참여하는 데 필요한 인간관계를 형성하고 공공 활동에 필요한 정보를 교환하는 관계망을 발전하기에 매우 적합한 장소이다. 현대 사회에서 사람들이 누구를 신뢰할 수 있는지 확신하지 못할 때, 교회는 교회 안에서 친밀한 교제를 통하여 사회 교섭을 증진하고 절대로 혼자가 아니라는 신뢰를 발전함으로써 공동체주의 운동을 활성화하고 그럼으로써 시민 사회에 기여하게 될 것이다. 이와 같이 교회는 교인들이 그리스도의 충실한 제자가 될 뿐만 아니라 이 사회의 건실한 시민이 될 수 있도록 가르치고 격려해야 한다. 이것이 현대 시민 사회에서 교회의 역할이다.
사회가 진전될수록 종교의 힘이 약화될 것이라고 생각하는 경향이 있지만, 이 책에서 보여주는 바와 같이, 현대 사회에서도 종교는 매우 중요한 역할을 한다. 로버트 우스노우는 이 책에서 20세기를 마감하는 시점에 시민 사회에 관한 논쟁이 강력하게 일어났다고 말한다. 그리고 그 이유를 당시 전개된 동유럽에서의 민주주의 투쟁 과정과 그 영향, 근대 국민 국가의 다면적인 확장으로 인한 부작용과 그에 대한 반응 등에서 찾는다. 그러면서 그는 시민 사회의 정체성을 개인이 자신의 이익을 추구할 수 있는 자유가 인정되면서도 개인의 자유가 집합적인 가치나 공동체 참여와 긴장이 유지되고 있는 영역이며, 법과 정치의 강제력이 아니라 결사의 자유에 의해 움직이고, 이윤과 이기심보다는 헌신에 의해 동기부여 되는 삶의 영역들과 관련되는 영역으로 파악한다. 그리고 이러한 시민 사회에서 기독교는 공공 영역에서 사회 교섭을 증가시키고 도덕에 대한 헌신을 이루는 데 기여할 수 있다고 그는 본다. 본서는 기독교가 “종교의 세속화” 과정에서 잃어버린 이러한 공공성을 어떻게 회복하여 시민 사회의 일원으로서 시민 사회에 기여할지에 대하여 사회학 이론을 토대로 상당히 실제적 사례를 통해 제안한다.
이 책의 내용은 주로 미국과 서구의 경험을 토대로 쓰인 것이지만, 시민사회에 대한 논의가 서구에서 출발했다는 점과 우리 사회의 모습이 일정 정도 미국과 닮아 있다는 점을 고려할 때 특별히 참고할 만하다고 생각된다. 특히 한국의 기독교는 여러 모로 미국 교회의 경험을 따라가고 있다고 평가되는 시점에서 미국 교회의 경험을 참고하면서도 전철을 밟지 않기 위해서라도 반드시 일독해야 할 책이다. 그래서 각각 종교사회학과 시민사회를 전공한 두 사람이 비록 분량은 많지 않으나 협업 방식으로 토론하며 번역을 했고, 우스노우가 한국 독자들에게 많이 소개되지 않은 점을 감안하여 종교사회학의 측면에서는 정재영이, 시민사회 측면에서는 이승훈이 ‘역자 보론’의 형태로 소개 글을 써서 부록에 첨부하였다. 아무쪼록 이 책이 우리 사회에서 기독교와 시민사회에 대한 토론이 활성화하는데 작은 보탬이 되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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