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여, 힐링캠프 스튜디오만 같아라

치유 사역의 촛대가 교회밖으로 옮겨지고 있다

풀과 나무는 스튜디오가 되고 물과 바람소리는 음향효과가 됩니다. 선악과를 따먹지 않은 아담과 하와의 후손들이 에덴에서 촬영을 했다면 이런 모습이지 않았을까요. HDTV 안 샬롬스런 피조세계, 낯설지만 반가운 풍경이지 않을 수 없습니다.

저는 요즘 제법 인기가 좋은 예능 프로그램 <힐링캠프-기쁘지 아니한가>에 대해 말해보려 합니다. 아는 사람은 단번에 알아챌 수 있을 만큼 이 프로그램의 전개방식은 교회의 소그룹문화와 매우 닮아있죠. 서로의 발을 닦아주고 진심 어린 말에 귀 기울여주며 칭찬과 격려를 아끼지 않아요. 응어리진 마음을 눈물로 쏟아내며 상처를 치유한 의뢰인은 다시 인생을 살아갈 용기를 얻게 됩니다. 그야말로 힐링이 이뤄진 것이지요. 그 과정은 성스럽고 아름다워요. 왠지 교회에서 볼법한 풍경이라고나 할까요.

여러 정황을 볼 때에 이 프로그램을 만드는 사람들은 아마도 크리스천일 것으로 (저는)추정합니다. 만약 아니라고 해도, 그들이 몰랐다 해도 이 프로그램의 곳곳에서는 기획단계에서부터 영향을 끼쳐왔을 기독교정신이 발견되어지고 느껴지는걸요. 공중파 방송이라는 제한적 상황으로 인하여 교회와 하나님의 이름이 직접적으로 드러나지 못할 뿐, 이 프로그램은 교회의 치유사역을 예능화하는데 성공했습니다. 그것도 꽤 유쾌하게요.

그래서인지 대중의 반응 또한 훈훈하다지요. 예능전쟁이라는 말이 있을 만큼 독한 예능이 대세인 요즘 천연기념물만큼이나 드물고 귀한 착한 예능 <힐링캠프>는 월요일 밤의 오랜 제왕 <놀러와>와 신흥 강호 <대국민 토크쇼 안녕하세요> 사이에서도 제법 선전하는 중입니다.

▲ <힐링캠프, 기쁘지아니한가>의 엠씨, 이경규, 한혜진, 김제동.

왜 현대인들은 힐링을 필요로 하는 것일까요? 이는 곧 상처 입은 현대인들이 많다는 반증입니다. 알고 보면 아주 오래 된 이야기입니다. 상처 입은 인간들의 치유 받고자 하는 갈망은 치유의 근원이신 그 분과의 관계가 끊어진 이래 계속되어 온걸요. 그래서 치유의 근원을 아는 우리는 은혜를 입은 자들입니다. 그러나 불행히도 많은 이들이 그 은혜를 누리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들은 자신들을 치유해 줄 그 무언가를 본능적으로 찾고 있기는 합니다. 다만 교회 밖에서 찾기를 기대하고 고대할 뿐이죠. 이처럼 치유의 근원이 하나님의 몸된 교회와 상관이 없다고 여기는 것은 어제 오늘의 일이 아닙니다. 성 야고보의 순례길이자 파울로 코엘료에게 영감을 준 것으로 더욱 유명해진 카미노 데 산티아고를 걷고 있는 수많은 순례자들은 하나님의 존재를 떠올릴까요? 하나님의 도움을 느낄까요?

상처가 썩고 문드러져 고름이 나도록 아픈 줄도 모르고 교회 밖 무광지대만 서성이는 영혼들을 하나님은 직접 찾아 나서시겠지요. 여호와 라파 하나님의 교회가 병든 한국사회의 힐링캠프가 될 일은 이제 영영 없는 걸까요. 하나님의 입장에서도 교회는 무용지물이 되어버리는 것은 아닌지 두렵습니다.

<힐링캠프, 기쁘지 아니한가>를 보다가 문득 떠오른 생각입니다.
“교회여, 힐링캠프 스튜디오만 같아라.”
아, 너무 무리한 요구였나요. 그럼 반만이라도요….

 

국인희 프리랜서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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