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을 치유하는 힐링 뮤지컬 ‘불효자는 웁니다

다문화가정 소재로 우리 안의 편견 걷어내

▲ 뮤지컬 ‘불효자는 웁니다’공연 장면. ⓒ극단 느낌

다문화사회를 살고 있다는 인식은 방송이나 신문에서 보도되는 통계를 접할 때만 하는 게 아니다. 거리를 걷다가도, 시장에서 마주치는 이들 중에 외국인들이 많아지고, 조금 더 관심 있게 둘러보면 내 이웃 중에도 다문화 가정의 모습을 어렵지 않게 찾아볼 수 있다.

통계가 아닌 삶으로 받아들이게 된 내 이웃의 이야기가 무대에 올라 관객을 만나고 있다. 지난 7일 대학로 엘림홀에서 공연을 시작한 뮤지컬 ‘불효자를 웁니다’(제작 극단 느낌, 연출 김종성, 극본 김종해)는 다문화 가정이 겪고 있는 고민과 어려움을 한층 더 깊이 들여다 볼 수 있게 한다.

한국인의 정서와 밀접하게 닿아있는 제목이기도 한 ‘불효자는 웁니다’는 다문화가정의 현실을 전면에 내세우며 성공을 향한 욕망, 희생과 사랑, 갈등과 화해라는 주제를 다룬다. 이렇게 언급된 주제는 비단 다문화가정에서만 겪어야 하는 일들이 아니다. 우리가 다르다고 생각하는 그들, 그러니까 다문화 가정의 삶도 나와 너, 우리와 다르지 않으며 고통 속에서 희망을 향해 가는 평범한 사람들의 이야기임을 또렷이 확인시켜 준다.

사랑만 믿고 한국으로 시집 온 필리핀 여인 분이, 하지만 남편이 일찍 세상을 떠나면서 이 땅에 홀로 남은 분이는 하나밖에 없는 혈육 진호를 위해 모진 삶과 정면승부에 나선다. 시간은 흘러 30년이 흐르고, 동네 시장에서 “죽 사세요~”를 외치며 등장하는 분이와 ‘혼혈아’, ‘튀기’라는 모멸감 속에서 궁핍하지만 꿋꿋하게 자라온 진호가 등장한다. 극이 흘러갈수록 엄마에 대한 연민과 원망 속에서 성공을 위해 집착하게 되는 진호의 야망은 잔혹한 결과를 불러온다. 그러나 이 지점에서 극이 끝나버리거나 반전을 통해 해피 엔딩으로 막을 내린다면 자칫 허무한 결말이 되겠지만 극은 이렇게 ‘뻔한 이야기’로 마침표를 찍지 않는다. 관객은 진호의 삶이 해피 엔딩일지, 새드 엔딩이 될 지 알 도리가 없다.

다만 기대할 수 있는 것은 우리와 다르다고 생각하는 대상에 대해 갖고 있는 편견과 차별적 시선을 거두고, 그들을 응원해주며 손잡아 줄 수 있는 세상을 만들기 위해 노력하는 것만이 ‘해피 엔딩’을 위한 최선의 방법이라는 것이다.

작품을 연출한 김종성 대표는 “우리나라가 다문화 사회가 됐지만 다문화 가정을 바라보는 시선은 달라지지 않았다”고 지적하면서 “겉모습으로 사람을 평가하지 말고 그 사람이 어떤 마음을 지니고 있는지를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관이 자리 잡았으면 좋겠다”고 전했다. ‘불효자는 웁니다’는 19일까지 대학로 엘림홀에서 공연(문의 02-745-7610)될 예정이다.

▲ 지난 7월 19일 극단 느낌과 기독교자살예방센터 라이프 호프의 업무협약식. ⓒ크로스로

한편 눈여겨보아야 할 것은 작품의 공동후원자로 기독교 자살예방센터 라이프 호프가 참여한 것. 극단 느낌과 라이프 호프는 지난달 19일 경향아트힐에서 업무 협약을 맺고 자살예방과 유가족 치유를 위한 뮤지컬 제작 등의 활동을 전개해나가기로 했다.

1995년 서울예술대학 연극과 출신 기독교인들을 중심이 되어 활동을 시작한 극단 느낌은 ‘일어나 빛을 발하라’, ‘주님의 위로’, ‘자살클럽’, ‘외로워도 슬퍼도’, ‘트롯뮤지컬 차차차’를 통해 꾸준히 관객과 만나왔다.

김종성 대표는 “‘불효자는 웁니다’를 통해 다문화가정에 대한 인식 개선을 도모하는 것과 더불어 라이프호프와의 지속적인 관계를 맺음으로써, 내년에는 자살예방 힐링 뮤지컬 ‘별들의 고향’을 통해 생명을 살리는 희망의 메시지를 전하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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