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50세대 추억 속) 조덕배, 광성교회아트홀에 서다

신앙과 스타人生 – 가수 조덕배

(4050세대 추억 속) 조덕배, 광성교회아트홀에 서다

▲ 전성기 못지않은 음색과 노련한 무대매너로 열창하고 있다

거룩한 빛 광성교회 공연문화선교팀은 4월 장애인의 달을 맞아 아주 특별한 스타를 초청했다. 80년대 한국 가요계의 옐로우보이스로 유명한 조덕배(58세) 씨로 어린시절 소아마비로 장애우가 된 이후 목발에 의지하며 데뷔와 함께 단숨에 스타덤에 오른 가수다. 이날 그는 한국 가요계의 명곡인 ‘꿈에’, ‘노란버스를 타고 간 여인’, ‘그대 내맘에 들어오면’, ‘말문이 막혀 버렸네’, ‘나의 옛날이야기’ 5곡을 불렀고 앙코르 곡으로 ‘꿈에’를 다시 한 번 열창했다.
이날 공연 330여개의 객석에는 조덕배 씨의 노래에 심취했던 40~50대의 관객이 특히 많았다. 멀리 양평, 충청도 공주에서 광성교회 아트홀을 찾은 관객도 있었고 결혼 10년차부터 40년차의 부부들이 다정하게 공연장을 채워 로맨틱함이 가득했다.
조덕배 씨는 광성교회 아트홀이 인상적이고 훌륭하다는 덕담으로 시작하며 6곡을 특유의 감미롭고 세련된 음색으로 소화해냈고 객석에서는 열띤 호응으로 화답했다. 노래 후에는 그의 음악인생을 회상하며 관객에게 이야기하는 형식으로 진행됐다.

유아시기 소아마비로 인한 장애의 삶으로 부터 재벌 2세의 삶, 스타가수의 삶으로 이어지는 파란만장한 인생을 걸어 온 가수 조덕배를 지칭하는 수식어도 다양하다. 장애인, 로맨틱 싱어 송 라이터, 마약가수, 뇌출혈 후유증 환자.
하지만 한 때는 얼룩이기도 했던 굴곡진 삶의 궤적들은 뇌출혈 후유증을 극복한 2011년 후반부터는 찬란한 빛을 발하기 시작했다고 조덕배 씨는 고백한다.

▲ 열창 후 자신의 음악인생을 관객에게 이야기하고 있다.

-2세부터 소아마비로 장애, 재벌 로열패밀리에서 가수 데뷔
10남매 중에 아홉째인 가수 조덕배 씨는 어린 시절부터 초등학교 저학년 시기까지 어머니 등에 업혀 다니며 지냈다. 당시 집에 재즈 음반이 많았고 당시 유행하던 트로트 음악을 많이 들으며 음악과 친근한 환경에서 성장했다고 한다. 이와 함께 독실한 신앙인이었던 어머니와 함께 36년 동안 교회에 출석하게 되었다고 한다.

2011년 모 매체의 백현주 기자와의 인터뷰에서 그는 가수로 데뷔하기 전 80년대 재벌가로 꼽히던 삼호그룹 고 조봉구 회장 조카였다고 밝힌 적이 있다. 그래서 삼호그룹이 건설하던 빌딩과 아파트에 외장과 도장 공사를 독점 공급 받으며 회사를 운영했다고 한다. 그러던 삼호그룹이 해체당하며 조덕배 씨도 함께 파산하게 된다.
막막하던 당시 평소 주위에서 ‘노래 좀 하는구나’라는 말을 들었던 것을 떠올려 학창시절에 만들었던 자작곡들을 모아 1집 ‘나의 옛날이야기’를 탄생시켰다고 밝힌 바 있다.
가수인생으로 급변한 조덕배 씨는 ‘꿈에’, ‘나의 옛날이야기’,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 등 명곡도 발표했지만, 대마초 사건으로 4차례 구속도 되는 고난의 길을 걸었다.
그리고 당시 한국 대중음악 시장은 한류열풍과 함께 대형 기획사의 비주얼이 강조된 아이돌 그룹 등장, 아날로그에서 디지털 음원시장으로 진입하는 등 대중음악 환경이 급변한다. 이에 심한 압박을 느끼며 발생한 심각한 스트레스는 공연 중 그를 뇌출혈로 쓰러뜨린다. 그리고 음악활동이 불가능하다는 절망적인 판정을 받는다. 그에겐 일종의 사망선고였다.

▲ 공연 후 가진 팬 사인회에서 자신의 음악CD에 팬들에게 사인을 하고 있다.

-Before 뇌출혈 vs. After 뇌출혈, 삶의 가시가 꽃으로 피다
일명 중풍이라는 증세로 안면마비와 함께 말하고, 움직이는 것이 모두 불가능했다. 또한 간병으로 지쳐가는 가족에 대한 미안함으로 자살 충동까지 일었을 정도였다고 당시의 절망적인 상황을 떠올렸다.
이때 음악에 대한 열망과 가족에 대한 사랑과 책임감으로 그는 재활치료를 결심하게 된다. 그리고 기적처럼 거의 완벽하게 회복되어 다시 무대 앞에 서게 된다.
이때 그는 음악활동으로 경제적인 성공을 얻지는 못했지만, 모든 움직임이 불가능했던 뇌출혈 후유증을 극복하고 단지 노래를 다시 할 수 있게 된 것만으로도 감사했다고 한다.
그리고 삶에 대한 희망이 넘쳐나기 시작한 조덕배 씨는 건강의 소중함과 함께 이전 장애로 인한 심리적 압박으로부터 자유로워졌다고 고백한다. 그리고 노래인생 30년이 얼마나 행복했던가하고 새삼 깨닫게 되었다고 한다.

조덕배 씨는 영화 ‘맨인 블랙’에서 ‘세상에서 가장 무서운 것이 무엇인가?’라는 다이얼로그 속에서 ‘후회’라고 말하는 장면의 대사가 마음에 절실히 다가온다고 말한다. 과거의 삶에 지나친 ‘후회’를 하면서 뇌출혈이 왔다는 조덕배 씨는 현실에 지나친 후회하는 태도에 대해 경계할 것을 강조했다. 한때 절망적 상황 속에 후회와 과거에 집착하던 습관을 벗어버리고 미래에 희망과 꿈을 바라보는 습관을 지닌 그가 요즈음에는 삶을 연장해 달라는 간절한 기도를 한다고 한다.

1989년에 발표한 5집 앨범의 곡인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 의 가사 중에서 후렴부분에 반복되는 가사가 있다.

……뛰어갈텐데 훨훨 날아갈텐데 그대 내 맘에 들어오면은
아이처럼 뛰어가지 않아도 나비따라 떠나가지 않아도
그렇게 오래오래 그대 곁에 남아서 강물처럼 그대 곁에 흐르리…..

공연이 끝난 후 대기실에서 만난 조덕배 씨는 자신의 삶은 뇌출혈이라는 사건 전과 후로 나뉜다고 말한다. 2세 소아마비 후 장애 콤플렉스와 자유롭지 않은 삶에서 자유롭게 뛰고 홀가분하게 날아가는 소망이 간절했다면, 지금 뇌출혈을 극복한 후에는 다시 예전처럼 노래하고 청중과 만나는 것이 얼마나 값지고 감사한 일인가를 깨닫게 됐다고 다시 한 번 강조한다. 이러한 그의 모습 속에서 자유로움과 홀가분함을 성취된 모습을 발견하면서 마음 한편이 흐뭇했다.

뇌출혈 전의 삶이 아픔과 상처 속에 갇혀 음악·어머니·가족·신앙생활로 가까스로 버텨왔다면, 이제는 동일한 상황 속의 사람들에게 도움의 손길을 뻗는 적극적인 모습을 보여준다.
조덕배 씨는 조만간 서울시 시청 앞에서 동료가수들과 함께 장애인 모금 공연을 기획하고 5월 가수 아이유와 함께 자신의 노래 리메이크 앨범도 준비한다고 한다.
이제 그는 더 이상 상처와 아픔으로부터 뒷걸음치지도 도망가지도 숨지도 않는다. 오히려 아픔을 향해 강한 펀치를 날리며, 뛰고 달리고 장애물 위를 나비처럼 훨훨 날고 있다. 그의 맘 속에 어느새 참된 그대인 ‘감사와 더불어 꿈과 희망’이 찾아왔기 때문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 공연 전 광성아트홀 조명과 음향팀이 무대 점검을 하고 있다. 양쪽의 브로마이드는 공연 후 가수 조덕배 씨에게 선물했다

< 저작권자 © 크로스로 무단전재 및 재배포금지 >

 

더 많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