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워라밸’ 시대는 저물고, ‘워라인’ 시대가 온다!

겨자씨 2020. 봄(Vol40) – 투데이 칼럼

‘워라밸’ 시대는 저물고, ‘워라인’ 시대가 온다!

글 · 이재형(비즈니스임팩트 대표)

최근 미국에서 ‘워라밸(Work-Life Balance, 일과 삶의 균형)’ 대신에 ‘워라인(Work-Life Integration, 일과 삶의 통합)’이 주목 받고 있다. 업무와 삶을 구분하는 것보다 일과 삶을 융합하는 것이 개인과 조직 모두에 유익하다는 것이다. 미국 기업들은 워라인을 인재 관리 프로그램에 활용하는 한편 채용 과정에까지 접목하고 있다. 그렇다면 워라인이 주목받는 배경은 무엇일까?

Y세대 Z세대

그 실마리는 Y세대와 Z세대에 있다. 이들의 공통적 특징은 업무에 대한 ‘의미’, ‘의욕’과 같은 요소를 중요시하고, 배우고 성장하려는 욕구가 강하다는 것이다. 한 마디로, 끊임없는 자기 계발과 성장 욕구가 이들의 특징이라고 할 수 있다. 특히, 일과 삶의 균형을 맞추는 워라밸을 추구하던 Y세대에 비해, 카페에서 공부하고 메일도 쓰고 친구랑 수다 떨며 자란 Z세대는 일과 삶이 통합되어 시너지를 내는 워라인을 기대한다. 이들이 추구하고자 하는 워라인은 일에서 느끼는 성취와 성장이 삶의 동력이 되고, 다시 행복한 삶이 고성과를 창출하는 상호보완적 삶의 형태를 말한다.
Z세대가 아니더라도 직장인의 현명한 자기 성장 및 자기 계발 전략 역시, 워라인에 답이 있다. 우리는 하루의 3분의 1을 회사에서 보낸다. 따라서 일과 삶을 분리하기보다는, 현재의 일에서 자신의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를 찾는 것, 즉 워라인이 가장 현명한 인생 전략인 것이다. 워라인을 하게 되면, 자신도 성장하고, 회사의 성장에도 일조하는 윈윈 관계를 구축할 수 있다. 또한 회사에서 쌓은 역량을 제2의 인생 설계와도 연계할 수 있다. 특히 퇴직을 준비해야 하는 40대 말에서 50대 초반, 이른바 ‘4말(末)5초(初) 시대와 직장인의 인생 후반 계획 역시 워라인에 답이 있는 것이다.

시장(Market)이 알아주는 전문성

그런데 여기서 우리가 간과하지 말아야 할 점이 있다. 워라인을 추구하며 일과 자기 계발을 열심히 한다고 해서 경쟁력을 갖출 수 있을까? 아닐 것이다. 그렇다면 워라인 시대에 경쟁력을 갖추기 위해 가장 필요한 것은 무엇일까? 바로 ‘전문성’이다.
삼성전자가 2019년 하반기부터 직원의 직무 전문성을 진단하고 이를 인사에 반영하는 ‘역량 진단제’를 도입한 이유는 전문성만이 글로벌 경쟁력을 담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개인의 입장에서도 마찬가지다. 100세 시대를 살아가는 우리에게 가장 중요한 것은 다름 아닌 전문성이다. 회사에서 누구나 인정하는 전문성을 갖춘 사람은, 행여나 등 떠밀려 야생에 나가더라도 자신의 전문성을 기반으로 ‘회사가 전쟁터면 밖은 지옥’인 세상에서 연착륙할 수 있을 것이다.
전문성이란, 한 마디로 시장(Market)이 알아주는 전문 역량을 말한다. 30, 40대라면 직장에서 자신의 전공이 무엇인지 떠올려 보라. 전략, 기획, 마케팅, 영업, 기술……. 이런 분야들 중 자신 있는 분야가 없다면 전문성이 있다고 말하기 어렵다.
회사에서 어떤 업무를 했다고 해서 밖에서 전문가로 인정해 주는 경우는 드물다. 예를 들어, 직장에서 보고서 작성하는 일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사람이 있다. 그런 일을 우리는 기획 업무라고 한다. 그런데 그가 작성하는 보고서는 사실 누군가가 제공해 준 자료를 바탕으로 만들어지는 경우가 많다. 통상 기획 부서에서 그런 일을 많이 한다. 사람들은 이런 업무를 대단한 인재들이 하는 일인 양 이야기하곤 한다. 물론 자신의 일에 자부심과 긍지를 갖는 것은 좋지만, 이런 업무를 잘해서 인사 평가를 좋게 받았다고 해서 외부에서도 그 사람을 기획 전문가로 인정해 줄까?
물론 기획서나 보고서 잘 쓰는 법에 관한 책을 집필하고, 이와 관련된 강의를 하는 등 전문성을 갖춘 직장인들이 있다. 그들은 외부에서도 ‘기획 전문가’로 인정받는다. 경영 능력에 관한 전문성을 인정받아 회사를 옮겨 다니면서 경영자로 승승장구하는 사람들도 있다. 그들을 사회에서는 ‘전문 경영인’이라고 부르며 그들의 전문성을 인정한다. 하지만 이런 사람들은 소수에 불과하며, 대다수의 사람은 막상 조직을 떠나면 회사에서 역량이라고 여겼던 것들이 아무런 범용성이 없는 잔재주에 지나지 않았음을 깨닫게 되는 경우가 많다.
요지는 자생력을 갖추고 시장이 알아주는 전문 역량을 기르라는 것이다. 그게 자신과 회사의 경쟁력을 동시에 높이고, 롱런할 수 있는 지름길이다. 나는 이러한 역량을 나의 저서 제목이기도 한 ‘발가벗은 힘(Naked Strength)’이라고 부른다. 발가벗은 힘은 내 이름 석 자만으로 회사 안팎에서 모두 통하는 진짜 역량을 말한다.

스마트한 워라인, 발가벗은 힘을 키워라

그렇다면 발가벗은 힘을 키우는 최선의 방법은 무엇일까?

첫째, 내가 하는 일의 의미와 가치를 중요시하는 것이다. 이는 매슬로우(A. H. Maslow)가 말한 인간의 5단계 욕구(생리적 욕구-안전에 관한 욕구-애정과 소속에 관한 욕구-존경의 욕구-자아실현의 욕구) 중 최상위 단계인 ‘자아실현의 욕구’에 해당한다.

둘째, 자신이 맡은 일에 대해 책임감을 바탕으로 능동적이고, 주도적으로 업무를 수행하는 것이다. 그래야만 실력으로 직결되고, 전문성을 쌓을 수 있는 토대가 된다.

셋째, ‘링크(Link)’ 역량을 키우는 것이다. 현재 하고 있는 일의 전문성 확보와, 이 일을 근간으로 인접 분야로 뻗어 나가기 위해서는 링크 역량이 중요하다. 회사 생활을 하다 보면 조직 개편이 잦은데, 기존에 하던 업무와 새롭게 맡게 되는 업무들과의 연결 고리를 찾아 전문성을 지속해서 업그레이드해 나가야 한다.

실제로 헤드헌팅 시장에서도 일관되지 않은 경력, 즉 한 분야에서 전문성을 제대로 갖추지 못한 사람, 그러면서 이직을 자주 한 사람은 구직자로서 매력이 떨어진다고 평가한다.
당신은 어떠한가? 자신의 성장과 자기 계발을 위해 스마트한 워라인을 하고 있는가? 100세 시대, 워라인 시대에 중요한 전문성을 갖추어 가고 있는가? 회사 안팎에서 모두 통하는 진짜 역량, 즉 발가벗은 힘을 갖추어 가고 있는가?

이재형
작가, 칼럼니스트, 전략 및 조직 변화와 혁신 분야의 비즈니스 교육·코칭·컨설팅 전문가로 활동하고 있다. KT 전략 기획실 등을 거쳐 KT그룹사 CFO(최고재무책임자) 겸 경영 기획 총괄로 일했다. 미시간대 경영대학원에서 MBA학위를 취득했으며, 미국 CTI 인증 전문코치(CPCC), ICF(국제코치연맹) 인증 전문코치(PCC), (사)한국코치협회 인증 전문코치(KPC) 자격을 보유하고 있다. 저서로는 『발가벗은 힘』, 『스마트하게 경영하고 두려움 없이 실행하라』, 『전략을 혁신하라』, 『식당부자들의 성공전략』, 『인생은 전략이다』가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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