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선화 – ‘꽃이 피니 봄 오고’

겨자씨 2020. 봄(Vol40) – 김민수 목사의 들풀편지 봄

수선화
‘꽃이 피니 봄 오고’

글/사진 · 김민수 목사(한남교회)

제주에서 목회할 때 텃밭이 딸린 작은 뜰이 있는 사택에서 살았다.
텃밭과 뜰의 경계는 제주의 검은 화산석이었고,
경계를 지은 돌 틈에서는 이런저런 꽃들이 계절 따라 피어났다.
백미는 한겨울에 피어나는 수선화였다.
기적처럼,
한 해의 마지막 달 12월 첫날이면 꽃을 피우고, 봄이면 지천으로 피어났다.
공기가 낮게 깔린 새벽이면 수선화의 향기는 초콜릿을 먹는 듯 강렬해서,
‘봄은 귀로 보고, 향기는 입으로 맡는 것’ 같은 착각에 빠지게 했다.
수선화를 보면서 드는 생각의 단편은 이렇다.
‘봄이 와서 꽃이 피는 것이 아니라, 꽃이 피니 봄이 오는 것이다.’
신앙도 다르지 않다.
보여서 믿는 것이 아니라, 보이지 않아도 보는 것처럼 믿는 것이다.
그렇게 믿으니 비로소 보이고,
보이는듯하다 신기루처럼 사라지고 더 선명하게 나타나면서 聖化(성화) 되어 가는 것이다.
볼 것 많은 ‘봄’이다.
하나님께서 봄을 통해 무슨 말씀을 하시는지 귀를 기울여 보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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