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이여 어디든 가서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

|문효치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 닿기만 해라

허공에 태어나
수많은 촉수(觸手)를 뻗어 휘젓는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 닿기만 해라
가서 불이 될
온몸을 태워서
찬란한 한 점의 섬광이 될
어디든 가서 닿기만 해라

빛깔이 없어 보이지 않고
모형이 없어 만져지지 않아
서럽게 떠도는 사랑이여

무엇으로든 태어나기 위하여
선명한 모형을 빚어
다시 태어나기 위하여

사랑이여
어디든 가서 닿기만 해라
가서 불이 되어라

문효치
서울신문, 한국일보 신춘문예 당선
시집 『왕인의 수염』, 『모데미풀』, 『나도바람꽃』
김삿갓문학상, 정지용문학상, 익재문학상, 한국시협상 등 수상
現 계간 『미네르바』 대표

사진 : 박효준
문효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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