블랙 티 한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마사이 부족

2020 WINTER Special Theme 거룩한 빛! 다시 비추소서!
선교지 밀알

블랙 티 한잔으로 하루를 시작하는 마사이 부족
프리스카가 꾸는 꿈을 가난과 무지로 방임되고 있는 아이들이
함께 꾸길 소망합니다

글 김한주 선교사(탄자니아)

세겜교회 어린이들과 함께. 김한주 선교사
마사이 도시 빈민 어린이들을 위한 유치원. 도심에 있는 유치원이라 한국처럼 몬테소리 교구와 프로젝트 수업을 할 수 있는 시스템이 구비되어 있다

“하나님께서 나를 잊으신 것 같았다”

제가 처음 마사이 마을 세겜교회를 방문했을 때 목사님께서 제게 한 말이었습니다. 탄자니아 북부 케냐와 국경을 이루고 있는 나망가라는 깊은 사막 속 마사이 마을에 개척한지 10년쯤 된 마사이교회에는 60여 명의 어린이들이 매일 모여 알파벳과 숫자를 배우며 꿈을 키우고 있습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이 아침에 먹고 온 것은 블랙 티 한 잔이 고작입니다.

마사이들의 일생

아침에 블랙 티 한잔을 마시고, 아버지를 따라 넓은 사막을 소와 염소를 끌고 하루 종일 헤매다 돌아와 옥수수와 콩을 삶아 만든 마칸데 한 그릇을 먹는 것이 보통 마사이 남자아이들의 하루 일과이면서 일생이기도 합니다.

여자아이의 경우 12~13세가 되어 첫 월경을 시작할 즈음이면, 태어나기도 전에 아버지들끼리 약속한 곳으로 시집을 가는데, 보통 3~4번째 부인으로 갑니다. 결혼 전까지도 어머니를 도와 3~4킬로 떨어진 마을 우물에서 물을 길어오고 땔감을 모으는 일을 합니다. 물론 결혼해서도 같은 일과를 반복하는 것이 마사이 여자들의 일생입니다.

교육을 받는 여자아이들은 극히 소수이며, 남자아이들의 경우도 아버지가 선택한 한두 명만이 교육을 받을 수 있습니다. 나머지는 아버지를 따라 염소와 소를 몰고 초원으로 나가 일생을 보냅니다.

마사이 부족은 탄자니아 45여 개의 부족 중에서 가장 강하게 자신들의 전통을 지키며 급격히 도시화하는 사회 속에서도 유목이라는 삶의 방식을 고수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목회를 하시는 목사님께서 “하나님께서 나를 잊으신 것 같다”라고 말씀하시는 것이 이해가 됩니다.

마사이 로시노니교회 유치원 어린이들이 공부하는 모습. 마사이 지역에서 공책이나 연필을 구하려면 하룻길을 나와 사 가야 하는데, 학부모나 유치원에 그럴 여력이 없어 개인 칠판과 학습지를 만들어 수업 시간에 활용하고 있다
마사이 지역에 위치한 세겜교회

아이들이 배고프지 않았으면

빅트리 파운데이션(Big tree Foundation)은 이러한 가난과 교육에 소외된 지역의 어린이들에게 하루 한 끼의 끼니와 교육의 기회를 제공해 주고 있습니다. 세겜교회와 가까운 지역의 로시노니교회 유치원에는 50여 명의 어린이들이 매일 모여 성경과 학교 교육에 필요한 것들을 배우고 있습니다.

또 맛있는 간식을 제공받고 있습니다. 이곳의 사역자들과 선생님들의 간절한 바람은 아이들이 배고프지 않고 어렸을 때부터 부모를 따라 노동을 나가는 것이 아니라 학교에 와서 교육을 받고 꿈을 키워 나가는 것입니다. 단순한 유치원 교육의 제공이 아니라 이 아이들이 초등학교, 중학교를 갈 수 있도록 장학생을 선정해서 중등 교육까지 받을 수 있도록 하고 있습니다.

세겜교회 유치원 어린이들. 목사님, 사모님께서는 매일 아침 어린이들과 함께 기도로 하루를 열고 영어, 스와힐리어, 수학을 가르치신다

도시 빈민 자녀들을 위하여

계속적인 도시화로 인해 도시 빈민으로 전락하게 되는 마사이들을 위하여 아루샤 도시 지역 도시 빈민, 특별히 유목 생활을 포기하고 도시로 밀려 들어와 행상이나 일일 노동에 종사하고 있는 마사이 자녀들을 위한 유치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많은 마사이 부족이 도시 빈민층으로 전락하고 있습니다.

아침부터 저녁 늦게까지 노동에 시달리는 부모들은 아이를 돌볼 틈이 없고, 할 일을 찾지 못한 사람들은 알코올 중독자가 되기도 합니다. 많은 아이가 교육의 기회를 얻지 못하고 방임됩니다. 아루샤 마운튼 카르멜(갈멜산)유치원은 이렇게 방임되는 아이들을 돌보고 교육하고 있습니다.

35명의 어린이들은 매일 아침 유치원에 등원하여 성경 말씀을 배우는 것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합니다. 또 집에서 제공 받지 못하는 간식과 점심을 먹고, 초등학교에서 필요한 과목들을 교육받으며, 부모님이 일과를 마치고 올 때까지 방과 후 수업을 받고 있습니다.

마운튼 카르멜유치원 어린이의 절반이 한국에서 학비 후원을 받고 있습니다. 지금 중학교 2학년인 마사이 여학생 프리스카가 제게 보낸 편지가 생각납니다. 중학교 교육을 받으면서 꿈을 꾸기 시작하였고, 그것이 이루어질 것이라는 희망이 생기게 되어서 고맙다는 편지였습니다.

프리스카가 꾸는 꿈을 탄자니아의 가난과 무지로 방임되는 아이들이 함께 꾸길 원합니다. 프리스카가 가지는 희망을 이 아이들도 같이 가질 수 있기를 소망합니다. 그래서 이 탄자니아 땅이 이 아이들로 인하여 변화되어지는 곳이 되길 소망합니다.

사회적으로 소외된 어린이들을 사랑하고 보호하며 교육할 때 그들 스스로가 이 세상을 좀 더 나은 세상으로 만들 것을 믿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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