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랑의 날실과 나눔의 씨실을 엮어 희망을 심다

2019 AUTUMN Special Theme 듣고 행하며
테마 포커스

거룩한빛광성교회 복지재단, 해피월드복지재단
사랑의 날실과 나눔의 씨실을 엮어 희망을 심다

교회 개척과 함께 지역 사회 복지 사업을 활발하게 펼쳐 온 정성진 목사. 해피월드복지재단을 설립하여 저신용, 저소득층, 새터민, 독거노인 등 취약 계층의 삶을 보듬으며 팍팍한 현실에 희망의 단비가 돼주었다. 그동안 해피월드복지재단을 통하여 창업자금, 경영개선자금 등을 지원받은 자영업자는 250여 명, 대출 총액은 70억 원이다. 또 1,421명이 갑작스러운 실직, 입원, 재난 등의 위기 때 해피월드복지재단의 도움을 받았고 지원 총액은 7억 8천만 원에 이른다.
고양·파주 고등학생 50여 명에게 매년 장학금을 수여하고, 새꿈터지역아동센터, 고양시다문화가족센터와 복지관 네 곳을 운영하며 어려운 사람들과 지역 사회의 든든한 동반자로 함께 걷고 있는 해피월드복지재단.
복지 사업을 흔히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라고도 한다. 밑이 빠진 항아리 속을 나온 물이 세상 곳곳에 닿아 상처와 절망을 치유하는 생명의 물길이 되고 있는 것을 보면 복지에 있어서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는 어느 한 순간도 멈춰서는 안 되는 사랑의 노래인 듯싶다. 해피월드복지재단이 향하는 곳, 오늘도 누군가의 삶에 새살이 차오른다.

취재 전영의 / 사진 김연철, 해피월드복지재단

2012년 킨텍스에서 개최된 해피월드 사회복지포럼에서 발표 중인 정성진 목사. 정성진 목사는 해피월드복지재단을 설립하여 저신용, 저소득 등의 취약 계층이 재기하고 삶의 질을 향샹시킬 수 있도록 꾸준히 지원하고 있다
해피월드복지재단에서 위탁 받아 운영 중인 덕양노인종합복지관의 가족 캠프. 한 해 복지관을 이용하는 사람이 2,800명 정도이다
2013년 세계 3대 빈민지인 필리핀 톤도 숯 굽는 마을에서 못을 줍는 어린이와 대화를 나누고 있는 정성진 목사
거룩한빛광성교회에서는 매년 고양·파주 지역의 어려운 사람들에게 연탄을 지원한다. 교인들과 함께 열심히 연탄을 나르고 있는 정성진 목사

인터뷰 해피월드복지재단 초대 이사장 정성진 위임목사
눈물과 기도로 쓴 편지

해피천사운동

두 번의 이혼과 당뇨, 고혈압, 족저근막염 등 여러 질병으로 생활고에 시달리던 김○○, 아들의 폭력을 피해 조현병을 앓고 있는 딸과 함께 집을 나왔지만 생활비가 없어 고민하던 안○○, 가족의 무관심과 희귀질병(CRPS, 복합부위통증증후군)으로 고통스러움에 자살을 생각하던 송○○.

삶의 어두운 터널 속에 놓인 사람들, 스스로는 빛을 찾을 수 없는 그들에게 해피천사운동본부가 내민 손길은 터널 밖을 보게 하는 빛이었다.

“갑작스러운 실직, 불의의 사고, 재난 등으로 위기를 겪는 교인의 가정에 긴급생계비, 병원비, 주거비 등을 지원하는 긴급 구난구호 사업으로 한 가정에 500만 원에서 1,000만 원의 비용이 지원되었고 상환의 의무가 없는 순수한 복지였습니다.”

해피천사운동의 시발점을 정성진 목사는 이렇게 회상한다.

해피천사운동본부는 좀 더 많은 사람들에게 혜택이 돌아갈 수 있도록 대상 범위를 고양·파주 지역으로 확장하고, 한 가정의 지원 금액을 300만 원으로 제한했다가 최근에는 100만 원으로 내렸다. 올 6월까지 1,421명이 해피천사운동의 혜택을 받았고, 지원 총액은 7억 8천만 원이다. 해피천사운동 후원금은 매월 1,480여 명의 개인 후원자와 삼십여 개 단체의 참여로 형성된다.

고양시 가족다문화지원센터에서는 매년 다문화 가족 자녀들의 돌잔치를 열어 준다
새터민 자녀와 돌봄이 필요한 지역 아동들의 공부방 새꿈터지역아동센터

제2의 인생 선물한 해피뱅크

“벨트 제조업에 종사하던 K씨는 IMF 외환위기 때 10억 이상 부도가 나 경제적 기반을 완전히 잃었습니다. 트럭을 몰고 찐빵 장사를 하던 중 해피뱅크에서 2,000만원씩 2회 대출을 받아 벨트 사업을 다시 일으켰지요. 그 후 임대아파트를 분양받고, 대출금도 상환 완료했습니다.”

해피월드재단 김종묵 부장은 해피뱅크의 도움으로 재기에 성공한 K씨의 사례를 소개했다.

해피뱅크는 정부의 미소금융사업을 위탁 받아 제도 금융 기관 이용이 어려운 저신용 자영업자에게 무담보·무보증 대출을 해주는 해피월드복지재단의 취약계층 자활·자립 지원 사업이다.

그동안 해피뱅크를 통해 창업자금, 경영개선자금을 지원 받은 자영업자는 250여 명, 대출금은 70억 원이다. 보통 1인당 1회 2,000만 원을 대출받았고, 사업 운영 성적에 따라 2,000만 원을 1회 더 추가 대출받기도 했다.

안타까운 것은 2016년부터 해피뱅크의 대출 사업이 잠정 중단되었다. 대출자의 사업 실패, 사망 등으로 대출금 상환이 이루어지지 않는 경우가 보통 40% 정도 되는데 서민금융진흥원(미소금융재단의 변경된 명칭)에서는 이를 금융 손실로 보고 현재 ‘휴면예금관리재단의 설립 등에 관한 법률’을 폐지한 상태다.

“해피뱅크 대출은 복지 사업인데 이것을 금융 사업으로 보는 시각이 안타깝습니다. 하루 빨리 해피뱅크 사업이 재기되어 취약 계층의 자립과 자활을 도울 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해피월드복지재단 정연위 부장은 말한다.

지원 업체를 방문한 해피뱅크 정연위 부장(왼쪽). 해피뱅크에서는 대출뿐만 아니라 경영 전략 및 사업 컨설팅 등 사후 관리에도 최선을 다하고 있다

다문화센터와 복지관 네 곳

해피월드복지재단에서는 고양시다문화가족자원센터와 노인 복지관 두 곳(파주시노인복지관, 덕양노인종합복지관)과 종합사회복지관 두 곳(문산종합사회복지관, 원당종합사회복지관)을 위탁 운영 중이다.

고양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는 결혼이민자가 한국 사회에 잘 적응할 수 있도록 한국어 교육, 가족 교육, 직업 훈련 등 다양한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있다. 2015년부터 위탁 운영했던 일산다문화지원센터와 누리다문화학교는 2018년 폐쇄하고, 현재 고양시다문화가족지원센터에서 두 곳에서 진행하던 프로그램을 포괄하여 한국 이주민들에게 더 안정적인 맞춤형 복지서비스를 제공하고 있다.

“고아, 새터민, 다문화가정, 독거노인처럼 취약 계층을 돌보는 것은 교회의 사명”이라며 해피월드복지재단에서 위탁 운영 중인 복지관 네 곳에 매년 법인 전입금과 해피월드 운영 자금으로 5억 원을 지원해야 하지만 복지관 위탁 사업을 지속하는 것은 나눔·섬김·봉사 정신을 바탕으로 가난하고 소외된 이웃과 함께 하며 지역 사회 발전에 이바지하는 것 또한 교회가 할 일이기 때문이라고 정성진 목사는 말한다.

필리핀에 지부를 개설하여 식사·의료·생계비를 지원하고 있는 해피월드복지재단
봄, 여름, 가을, 겨울 계절에 따라 나무와 숲이 주는 유익을 배우며 자연과 교감하는 자연생태 수업
오른쪽 여학생이 2학년 안제인 학생

타인에겐 긍휼을 자신에겐 엄정했던 23년

거룩한빛광성교회, 장터사회적협동조합, 광성드림학교, 해피월드복지재단. 정성진 목사의 손길이 머문 곳마다 고아와 나그네의 쉼터가 되었고, 장애인, 새터민, 저신용·저소득층 등 취약 계층이 새 삶을 여는 희망의 발화점이 되고 있다.

세상 어디에도 사랑의 사각지대가 없기를 바라며 교회가 할 수 있는 긍휼 사역은 빠트림 없이 펼쳤지만 자신에겐 검소하고 엄정했다.

“하나님께서 ‘놓아라!’ 하실 때 다 놓을 수 있을 만큼만 가지고 살아야 합니다. 잔고를 많이 남기고 이 세상을 떠나는 것은 잘못된 삶입니다. 미리미리 주어야 합니다.”

밤가시마을에 광성교회를 개척한 것이 1997년. 23년이 쏜살같이 흘렀다. 그날의 십자가를 지고 고군분투했던 하루하루는 참으로 길었는데 은퇴가 눈 깜짝할 새 다가왔다.

‘고아와 나그네를 사랑으로 돌보았는가?’, ‘뜻하지 않게 상처를 준적은 없는가?’

요즘은 지나온 날을 돌아보는 일이 잦다. 뜨겁지 않은 날이 있었을까! 고일 틈 없이 정신과 의욕과 행함이 함께 흐른다.
‘나의 목표는 오로지 교회이다. 나는 바르게 가고 있는가?’

늘 스스로에게 질문했기에 폭풍우 몰아치는 길에서도 중심을 잃지 않았다.
2019년 11월 24일, 눈물과 기도로 쓴 거룩한빛광성교회를 떠나는 정성진 목사. 일찌감치 설교 강단을 새 담임에게 넘겨주고 교인과 교회의 모든 것에서 자신을 지워가며 마지막까지 아사교회생(我死敎會生)의 표본을 보여주고 있다.

곧 떠나고 보내야 하겠지만 거룩한빛광성교회에 스며든 ‘아사교회생의 빛’은 수많은 ‘아사교회생의 빛’을 낳는 빛의 전령이 될 것이다.

인터뷰 새꿈터지역아동센터 장경희 센터장

기다리고 또 기다리고

유치원 교사를 꿈꾸는 연아, 검사가 되고 싶은 제인이, 살을 빼겠다며 태권도 학원을 열심히 다니는 규연이, 네일아트와 미용에 관심이 많은 중학생 이○○, 중국어 HSK 5급에 합격하고 6급 준비를 하고 있는 고등학생 김○○.

오늘도 새꿈터지역아동센터(이하 새꿈터)의 아이들이 그리는 꿈의 지도는 푸르다.
새꿈터는 2013년 10명의 새터민 아동과 함께 새터민 학생들의 공부방으로 출발한 후 2017년 사회적 도움이 필요한 지역 사회 가정의 자녀에게도 방과 후 돌봄 서비스를 제공하는 지역아동센터로 거듭났다.

현재 새꿈터에는 초등학생부터 고등학생까지 총 24명이 있다. 학생들은 새꿈터에서 부족한 과목에 대한 학습지도를 받고, 신문 읽기와 독후감 쓰기를 비롯한 다양한 예체능 활동을 하며 꿈을 키워나가고 있다. 초등학생들은 특히 샌드위치, 떡볶이, 떡 등을 만들어 먹는 요리 시간과 근처 공방으로 나가 컵, 꽃, 동물 등을 빚는 도예 활동을 좋아한다.

학생들은 새꿈터에서 부족한 과목을 지도 받고, 다양한 예체능 활동을 하며 꿈을 키운다

고등학교 2학년인 김○○이 새꿈터에 온 것은 중학교 1학년 때이다. ‘과연 학교를 다닐 수 있을까?’ 걱정할 정도로 학습, 친구, 사회적 관계 등에 어려움을 보였다.

중국에서 살다 온 김○○이 어느 정도 중국어를 하는 것을 본 새꿈터 선생님은 김○○에게 중국어 HSK 급수 시험 준비를 권유했다. 김○○은 올 6월 HSK 5급에 합격을 했고, 12월까지 6급을 목표로 열심히 노력중이다.

“학생들이 꿈을 키워나가는 것을 보면 참 기쁘지요. 새터민 학생들은 생활 태도, 학습 상태, 습관, 생각 등이 우리와 다르기 때문에 한국 사회에 적응하는데 오랜 시간이 걸립니다. 기다리고 또 기다려주어야 합니다.” 장경희 센터장은 말한다.

속마음을 밖으로 표현하기가 그렇게도 더디기만 했던 학생들이 이제는 멀리서도 ‘선생님!’ 하고 손을 흔들며 달려온다고 한다. 사랑과 오랜 기다림의 열매이다.

 

초등학교 2학년 제인이의 일기

새꿈터 일주일
체육 시간 있는 수요일이 제일 좋아요

글 안제인

새꿈터에 가는 것은 너무너무 신나고 즐겁다. 매일매일 즐거운 프로그램이 우리를 기다리고 있다. 요리, 비즈 공예, 체육 시간……. 국어와 영어는 날마다 한다. 나는 친구들과 신나게 뛰어놀고, 공놀이도 하는 체육 시간이 제일 즐겁다.

월요일 : 2시에 로스쿨민주시민교육을 하고, 6시에 저녁을 먹고, 6시 30분에 성경 공부를 한다.

화요일 : 2시에 영어, 4시 30분 요리 수업과 비즈 공예를 한 주 씩 돌아가면서 하고, 6시에 저녁을 먹는다.

수요일 : 2시에 과학 실험, 4시에 체육, 6시에 저녁을 먹고 집에 간다. 나는 수요일이 가장 좋다. 체육 시간이 있기 때문이다. 매주 수요일에 중국어 수업이 있는데 나는 참석을 안 하고 있다. 3학년이 되면 중국어 수업을 꼭 하고 싶다.

목요일 : 2시에 영어를 하고, 4시 30분에 미술을 하고, 6시에 저녁을 먹고 집에 간다. 다음 주 목요일 스타필드를 가는데 무척 기다려진다. 8월 14일엔 오션월드를 간다.

금요일 : 3시에 샌드아트를 하고, 6시에 저녁을 먹고, 6시 30분에 성경 공부를 한다.

 

해피뱅크에서 대출 받아 재기에 성공한 L씨
내 사업에 천군마마와 같은 미소금융

글 이○○

1997년 겨울 내게 폭풍우가 몰아쳤다. 냉면, 갈비 유통사업을 운영하고 있었는데 IMF로 사업이 실패했다. 가정이 풍비박산 났고, 자녀와의 관계도 소원해졌다.

아파트 알뜰시장을 돌며 의류 판매를 하는 지인을 따라다니며 보조 일을 하다 독립을 했다. 처음에는 노점과 두세 곳의 아파트 알뜰시장에 들어가 양말과 잡화(내의류)를 판매하다가 십여 개 이상의 시장을 돌면서 장사를 했다. 십여 년간 한 눈 팔지 않고 달렸고, 서울시 강서구에 30평 규모의 매장과 생활시설도 겸한 사업장을 7천만 원에 인수하기로 했다.

해피뱅크로부터 2,000만원씩 2회 대출 받아 재기에 성공한 이○○ 씨의 사업장

그런데 그동안 준비한 자금으로는 빠듯하여 운영자금을 대출받기 위해 소상공인 지원센터 등 다방면으로 수소문했으나, 지난날의 뼈아픈 신용불량 기록 때문에 어디에서도 도움을 받을 수 없었다. 그러던 중 해피월드복지재단에서 2010년 10월 29일 운영자금을 지원받아 학수고대하던 내 사업장을 갖게 되었고, 2011년 2월 8일 안산시 상록구(1층, 약 50평)으로 확장 이전하였다.

매출이 늘어났지만 매장 확장에 따른 상품구입 자금이 추가로 소요되는 애로사항이 발생했다. 해피월드복지단에 추가 자금 지원에 대하여 문의했더니 그동안 거래 상태 및 사업성이 양호하여 추가 지원을 흔쾌히 승낙해 주었다. 또 한 번의 천군마마를 얻은 기분이었다.

지난날의 아픈 경험을 절대 잊어버리지 않고 사업운영에 온힘을 쏟아 힘들고 어려울 때 아낌없이 지원해준 미소금융기관과 해피월드복지재단에 기필코 보답 해야겠다는 각오를 다져본다. 미소금융 운영기관 및 해피월드 해피뱅크 관계자들께 다시 한 번 감사드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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