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른 막대기 네 개의 십자가로 탄생하다

2019 AUTUMN Special Theme 듣고 행하며
테마 인터뷰

하나님의 음성 속을 걸으며 곽승현 담임목사
“그 마른 막대기처럼 나는 나에게 편한 자를 쓴다”

거룩한빛광성교회 담임목사가 된 오늘도 하나님께서는 물으신다.
“나를 사랑하니? 나만 바라보니?”
곽승현 목사는 하나님의 이 물음이 좋다. 날마다 주님 속을 걸을 수 있기 때문이다.
‘너는 나에게 그 마른 막대기처럼 편한 자다’.
산길에서 들려온 주님의 음성. 눈물이 이렇게 뜨거운 것이었나. 곽승현 목사는 그날 흘린 눈물의 온도를 잊을 수가 없다.
비워내야 비로소 향기로운 것들 채워 넣을 수 있듯 금그릇, 은그릇이 아닌 깨끗한 그릇이라야 하나님의 식탁에서 쓰임 받고, 그 존재에 빛이 담긴다.
마른 막대기처럼, 비워 깨끗해진 그릇처럼 언제든지 주님 손에 편하게 들려지는 도구, 곽승현 목사는 주님께 늘 그런 도구이고 싶다.

취재 전영의 / 사진 김연철

마른 막대기 네 개의 십자가로 탄생하다
‘주님께는 변함없이, 사람에게는 한결같이’
곽승현 목사의 좌우명이다. 묘비명에 기록되고 싶은 말이기도 하다.

곽승현 목사 집무실. ‘내가 살면 교회가 죽고, 내가 죽으면 교회가 산다’ 액자 속 문장에서 곽승현 목사의 목회 정신을 읽을 수 있다

버려진 마른 막대기가 주님의 지팡이로

곽승현 목사의 집무실에 들어서면 마른 소나무 가지를 다듬어 만든 네 개의 십자가가 눈에 들어온다. 탁상용 십자가 1개, 벽걸이 십자가 1개, 십자가 목걸이 2개. 탁상용과 벽걸이 십자가에는 ‘버려진 마른 막대기가 주님의 지팡이로, 2018년 6월 20일’이라는 문구가 새겨져 있다.

충일교회 담임이었던 2018년 6월 20일, 곽승현 목사는 거룩한빛광성교회 담임목사 청빙위원회에서 한 교회가 자신을 차기 담임목사 후보로 추천했다는 이야기를 전해 듣고 몹시 당황했고 혼란스러웠다고 한다.

복잡한 마음을 안고 저녁 무렵 충일교회 뒷산을 올랐는데 버려진 마른 막대기가 눈에 띄어 주워 지팡이로 삼았다.

“하나님! 혼란스럽습니다. 하나님 믿고 여기까지 왔는데 앞으로는 어떻게 해야 합니까?”

곽승현 목사는 하나님께 물었다.
“그 막대기를 짚고 산을 오르니 어떠하냐?”
곽승현 목사의 내면에 하나님의 음성이 울렸다.
“편하고 좋습니다.”
“내가 지금까지 너를 그 막대기처럼 사용했다. 너는 나에게 그 막대기와 같은 존재다.”
“저는 나무 지팡이에 불과합니다. 등산용 알루미늄 스틱처럼 화려하지도 않고, 강하지도 못합니다. 하나님께서 충일교회 담임목사로 써 주신 것도 너무 감사하고, 담임 5년 만에 성도 수가 두 배로 부흥한 것도 엄청난 은혜입니다. 거룩한빛광성교회는 한국의 대표적인 개혁 교회이고 큰 교회인데 제 이름이 불리어지는 것이 부끄럽고 두렵습니다.”

“너는 나에게 마른 나무 막대기처럼 편한 자다. 알루미늄 스틱, 그게 더 멋지고 견고하지. 하지만 나는 지금 네가 짚고 있는 그 마른 막대기처럼 나에게 편한 도구를 쓴다.”

곽승현 목사는 펑펑 울면서 산을 올랐다고 한다. 그날 산길에서 주은 마른 막대기는 거룩한빛광성교회 백향목선교팀의 손에서 네 개의 십자가로 다시 태어나 곽승현 목사의 집무실 책상과 벽면에 자리를 잡았다. 힘들 때 바라보는 네 개의 십자가. 곽승현 목사는 날마다 하나님께 편지를 쓴다.

“주님의 편한 지팡이가 되겠습니다.”

2020년, 다시 거룩한 빛을

“거룩한빛광성교회라는 교회 이름 속에는 정성진 위임목사님의 목회 철학이 담겨있습니다. 그 뜻을 잘 이어서 가자는 의미에서 2020년 거룩한빛광성교회 표어를 ‘다시 거룩한 빛을 비추어라’로 생각하고 있습니다.”

‘이같이 너희 빛을 사람 앞에 비취게 하여 저희로 너희 착한 행실을 보고 하늘에 계신 너희아버지께 영광을 돌리게 하라’라는 마태복음 5장 16절 말씀에 기초하여 2020년 목회 주제를 구상 중인 곽승현 목사.

올 12월 담임목사로서의 목회 직무가 전면적으로 시작된다. 정성진 위임목사의 목회 철학을 계승하면서 새로운 시대가 요구하는 새로운 목회 패러다임을 펼쳐야 한다는 부담감이 만만치 않다.
“복음은 변해서는 안 되지만 복음을 전하는 콘텐츠는 다양하게 변화를 줄 수 있어야 합니다.

시대와 문화의 변화 속에서 사람들의 관심사가 달라지고 있습니다. 그 달라진 부분을 가지고 그들이 교회에 올 수 있는 중간 다리로서의 문화적인 부분을 교회에서 펼치는 것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450여 명의 성도들과 함께 ‘신약 바이블 하이킹’ 16주 여정의 닻이 올랐다

바이블 하이킹 3년 프로젝트

450여 명의 성도들과 함께 하는 ‘신약 바이블 하이킹’ 16주 여정의 닻이 올랐다. 곽승현 목사는 신약을 펼치기 전 구약의 끝 말라기에서 신약이 완성되기까지 성경에서 언급하고 있지 않는 ‘신구약 중간사 400년의 시간’을 먼저 가이드 했다. ‘신구약 중간사’에서는 이 땅에 예수님, 즉 메시아가 오게 된 배경과 신약을 이해할 수 있는 그 당시의 시류에 대한 내용을 다뤘다.

“신약 바이블 하이킹에서는 구약(옛 언약)이 신약(새 언약)에서 성취되고, 성취된 언약이 복음이 되어 세계로 퍼져나가는 과정을 드라마틱하게 만날 수 있습니다. 신약 역시 시대 순으로 재배치하여 성경을 역사 연대기처럼 흐름으로 읽을 수 있도록 안내할 것입니다.”

2020년 구약 통독, 2021년 신약 통독, 2022년 성지순례.
바이블 하이킹 3년 프로젝트!
신구약 통독 마쳐야 성지순례 자격 주어진다.

올해는 신구약 통독을 한 해에 마치지만 내년부터는 좀 다르다.

‘2020년 구약 통독, 2021년 신약 통독, 2022년 성지순례’를 목표로 바이블 하이킹이 3년 프로젝트로 진행된다.

직장인도 부담 없이 하이킹 할 수 있도록 달리던 속도를 늦추고, 깊은 골짜기를 지날 때는 굽이치는 산 노을과 함께 뛰어놀기도 하고, 갈릴리 호숫가에서는 풍랑 일던 밤 물 위를 걸어 제자들에게 오셨던 예수님을 바라보며 성경 속 골목골목을 두 발로 걷고 마음으로 느낄 수 있는 시간이 될 것이다.

‘성경을 읽으면서 하나님과 대화를 많이 나누는 것’, 이것이 곽승현 목사가 지향하는 바이블 하이킹이다.

신구약 바이블 하이킹을 수료해야만 성지순례에 참여할 수 있는 자격이 주어진다. 준비되지 않은 성지순례는 무의미하며, 성지를 찾아다니는 것이 성지순례가 아니기 때문일 것이다. ‘곽승현 목사와 함께 떠나는 바이블 하이킹 3년 프로젝트’, 벌써부터 그 열기가 뜨겁다.

지난 9월 18일 거룩한빛광성교회에서 열린 밥 피스메이커 기자 회견 및 남북평화기도회

낮은 땅, 그늘진 땅에 핀 꽃의 소명

한국 교회는 성장의 시대를 끝내고 정체의 시기를 넘어 하락의 길을 걷고 있다.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시대의 변화를 수용하지 못하는 교회의 보수성, 목회자의 비윤리적 행위, 교회 세습 등이 큰 원인이라고 할 수 있다.

과거 번듯한 교회를 세워놓으면 사람들이 몰려왔던 적이 있다. 교회를 가면 먹을 것을 주고, 재미있는 프로그램이 있고, 저절로 머리가 숙여지는 존경스러운 목회자가 있었기 때문이다. 예전 교회에서 주던 것들은 이제 세상에서 다 채울 수 있고, 어느새 교회 안으로 들어온 세속화의 물결은 교회의 경건성과 거룩성을 밀어내고 있다.

이러한 상황에 대한 의견을 묻자 곽승현 목사는

“부흥하는 교회는 여전히 부흥하고 있습니다. 세상에서 채우지 못하는 것이 교회에 있기 때문입니다. 영적인 부분, 구원은 세상의 어떤 것으로도 채우지 못하기 때문에 건강한 교회가 있을 때 사람들은 찾아옵니다. 우리 교회도 여전히 부흥하고 있는 교회 중 하나라고 생각합니다. 계속해서 성도들과 건강한 교회를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라고 답한다.

낮은 땅, 그늘진 땅에 핀 꽃이 마음을 더 울리는 것은 자신을 둘러싼 척박한 환경 속에서 뿌리를 내리고 그 가녀린 뿌리 끝에서 꽃잎을 길어 올려 낮고 그늘진 땅을 향기로 적셔놓기 때문일 것이다.
비록 한국 교회가 처한 현실이 그리 녹록지 않지만 거룩한빛광성교회는 낮은 땅, 그늘진 땅에 피는 꽃의 사명을 다할 수 있기를 곽승현 목사는 간절히 소망한다고 한다.

봄 산은 나물이 많아 배를 부르게 하고, 여름 산은 향기가 좋아 정신을 배부르게 한다고 한다. 단풍에 물들어 가는 가을 산은 마음을 들여다보게 하는 거울이 아닐까 한다. 10월의 문턱에서 가을 산이 묻는 듯하다.
“어떤 빛으로 물들어 가고 있습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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