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신의 삶을 녹아내려 봄을 가져온 나의 스승, 부모님

내 삶의 멘토

자신의 삶을 녹아내려 봄을 가져온 나의 스승, 부모님

글 장승주(거룩한빛광성교회 청년부)

‘있는 모습 그대로 예쁘다.’라는 말은 종이에 번진 잉크가 가슴으로 번지기까지, 가슴에서 삶으로 그 색깔을 드러내기까지 꽤 시간이 드는 말입니다. 그래서 있는 그대로의 제 모습은 무엇이며, 저를 이루는 것은 무엇인지 생각하게 됩니다.

‘부모님처럼 사랑을 전하는 삶을 살자’고 다짐합니다

우주는 때때로 눈앞에 보이는 풍경과 밟고 있는 땅을 통해 우리가 누구인지 알려 주기도 합니다. 지금 제 눈에는 자비로운 햇살 아래 촉촉한 흙, 초록빛 세상에 여리게 핀 꽃들이 보입니다. 몇 달 전 가는 햇살과 눈바람을 먹은 차가운 흙에 뿌리내린 씨앗을 잊은 채로, 염치없게도 여리게 핀 꽃에게 따듯한 눈길만 주게 됩니다.

까닭 없이 사랑받는 꽃은 씨앗도 한때 꽃이었다는 사실을 미처 알지 못합니다. 여리게 피었어도 사랑만 받았던 꽃이 바람에 부서져 차가운 땅 아래서 자비로운 햇살을 기다리며 기도하다 못해 삶이 녹아내려 초록빛으로 그 마음이 새어 나온 사실을 모릅니다. 자신이 밟고 있는 땅 밑에 씨앗이 있었다는 사실도 잊고 삽니다. 초록빛만 보일 뿐입니다.

자신도 꽃이었으면서, 그토록 사랑만 받았으면서, 처음 맞는 눈바람이 그토록 매서울지 몰랐으면서, 차가운 흙에 온몸으로 뿌리내린 씨앗은 자신을 다 바친 녹색 땅에 마땅히 예쁘게 필법도 한데 여리게 핀 꽃을 혼내기는커녕, 하는 말이라곤 ‘괜찮단다’. 바람 앞에 고개 숙였더라도, 튼튼하지 못했어도, 제시간에 피어나지 못했어도, 있는 모습 그대로 다 예쁘단다. 너는 내 딸이란다. 녹색 땅 밑에서 씨앗이 지구가 되어 이야기합니다.

부모님, 당신이 제게 보여주신 사랑은 초록빛을 그립니다. 당신이 바친 삶에 비해 못난 저에게 매번 하는 말은 ‘괜찮단다’. 부족함이 울컥울컥 올라와 잠 못 이루는 밤에도 ‘괜찮단다’. 소중한 네게 비하면 지극히 사소한 부분이란다. 몸과 마음이 약해질 때도 ‘괜찮단다’. 자비로운 햇살을 내려 달라고 하나님께 기도했단다. 남들 다 걷는 걸음마 떼지 못했어도 ‘괜찮단다’. 네 존재에 비하면 그건 아무 문제가 아니란다. 네가 어떤 모습이든 간에 예쁘단다. 있는 모습 그대로 다 예쁘단다. 너는 사랑하는 내 딸이란다. 당신이 제게 이야기합니다.

눈에 보이는 게 초록빛인데 어떻게 이 세상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밟고 있는 녹색 땅이 있는 모습 그대로 예쁘다고 말하는데 감히 어떻게 제가 자신을 사랑하지 않을 수 있겠습니까. 당신이 그랬던 것처럼 저도 초록빛 세상이 되어 여린 눈망울 가진 이들에게 온몸으로 ‘사랑한다’ 전해야겠습니다.

지금 제 눈에는 초록빛, 부모님의 삶이 녹아내린 봄이 보입니다.

늘 ‘괜찮단다’라는 말로 용기를 주시는 부모님

<출처  거룩한빛광성교회 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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