모(毛)정의 세월

7월의 향기

모(毛)정의 세월

글 최형만 전도사

어린 시절, 우리 집은 아버지가 생계를 책임질 수 없는 상황이 되었습니다. 일정한 수입은 없고 지출만 있는 집, 이사를 통해 돈의 흐름을 통제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잦은 이사로 학교를 옮겨야 하는 저는 곤욕스러웠습니다.

초등 6학년을 마치고 겨울 방학일 때입니다. 어머니는 동네 몇 분과 함께 지하실 2층 창고에서 일을 하게 됩니다. 어머니는 생계를 위해 일을 해야만 했습니다. 가난한 다른 집 어머님과 함께 공동으로 일을 하게 되었습니다.

어느 날 아는 분에게 전화가 왔기에 이를 전하고자 어머니가 일하는 지하 2층 창고로 달려갔습니다. 건물 1층을 내려가 지하 2층으로 몸을 돌리고 문을 여는 순간 고약한 냄새가 났습니다. 저 구석에 작고 여윈 어머니의 모습이 어렴풋이 눈에 들어왔습니다. 마스크를 쓰고 머리에 수건을 동여매고 양모, 털을 고르는 작업을 하고 계셨습니다.

저는 어머니의 모습을 한참 바라보았습니다. 눈에 눈물이 고였습니다. 지하에 몰려있던 작은 쥐들이 생각났기 때문입니다. 불결하고 더러운 곳, 그 지하 2층의 세계는 동물들이나 머물 곳이었기 때문입니다. 그렇게 하루에 열네 시간을 일해서 번 돈이 겨우 몇 만 원이었습니다. 자식을 위해 자신을 헌신하는 삶, 우리 어머니들의 모습입니다. 어머니가 집안에 들어오면 온 사방에 털이 날립니다. 털어내도 완전히 제거하진 못합니다.

그 털 고르기는 우리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는 일입니다. 어머니는 누구도 원망하지 않습니다. 이런 환경을 주신 하나님도, 또 일을 못 하는 아버지도 말입니다. 어렵게 번 그 돈은 자신을 위해 한 푼도 쓰지 않으셨습니다. 그 돈은 자식을 위한 생명 줄이고 미래이고 투자금이었습니다.

그렇게 키운 자식은 지금, 어머님의 털 고르기를 생각하며 인생의 숨 고르기를 하고 있습니다. 어머님의 일생(一生)은 한 분(一)을 바라보며 가족을 위해 기도하신 삶(生)입니다.
제가 왜 삶 속에서 불평이 터져 나왔는지를 지금에야 알았습니다. 그것은 바로 “경외심의 상실이 말로 드러난 것, 그것이 불평이다”라는 것이었습니다.

제가 하나님을 경외하지 못한 것, 그것이 바로 제 사랑하는 부모를 경외하지 못한 것입니다.

모(毛)정의 세월, 그 시간을 제가 죽는 날까지 절대 잊을 수 없을 것입니다.

어머니 사랑합니다.

 

<출처 거룩한빛광성교회 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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