맨발로 꿈을 걷다

유동규 기자가 만나다

카페 7(Chill)의 직원 1호
하나님이 하실 재미난 일을 기대하는 청년 박찬휘 씨를 만나다
맨발로 꿈을 걷다

취재 유동규

“내가 어떤 것도 가늠할 수 없는 주어진 삶의 자리에서, 하나님께서 나에게 주신 길이기 때문에 그냥 나아가는 것, 그렇게 나아가는 데도 현실이 살아진다면 그야말로 할렐루야죠!”

카페 Chill의 직원 1호 박찬휘 씨

Q. 안녕하세요. 간략하게 본인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A. 안녕하세요. 저는 아직도 하나님을 잘 모르지만, 더 알고 싶어 하고, 하나님께서 알려 주신 대로 사는 것이 어떤 것인지, 그대로 살면 어떤 일이 일어나는지 궁금한 사람입니다. 그래서 제 삶으로 실험하는 중이에요.

Q. 본인을 “카페 7(Chill)의 사장입니다” 라고 소개하지 않으시는 이유가 있을까요?
A. 사장이나 주인이기보단, 하나님께서 계획이 있으셔서 이곳을 지키게 맡기셨다고 생각해요. 그리고 이곳이 ‘사업체’이기보다 ‘공동체’였으면 하는 마음 때문이기도 해요. 그래서 함께하는 식구가 생긴 지금은 그 친구에게도 ‘직원’ 대신, 우스꽝스럽지만 카페 7(Chill)에 함께 하게 된 순서로서 ‘2호’라는 호칭을 사용하고 있습니다.

1호와 2호. 함께 예술 작업도 하는 기업공동체, Chill

Q. 사장님은 1호군요. 이전에도 카페를 꿈꾸시거나, 커피 관련된 일을 하셨나요?
A. 아니요. 이전에는 전공이 패션 디자인이어서 그와 관련된 일을 했어요. 또 일반적인 직장에도 다니고, 이런저런 영업이나 장사도 해 봤던 것 같아요.

Q. 그렇다면 어떻게 지금의 일을 시작하게 되셨나요?
A. 제가 계획한 건 아녜요. 하나님이 저를 생각하시는 마음에는 단 하나도 빠지거나 줄어든 적이 없으셨는데, 어느 순간 그분의 동행을 거부하기를 멈추고 수용했더니 ‘하나님께서 준비하신 그 일이 그냥 일어난 게 아닌가’하고 생각해요. 요즘은.

돌아보니 하나의 계기보다는 참 다양한 방법으로 저라는 항아리를 채워 오신 것 같아요. 공동체에서 섬기고 섬김 받으며 배워갔던 것들, 예배와 수련회 등을 통해 흘려주신 말씀으로 저를 채워 가셨죠. 또 제 삶의 경험들과 다른 동역자들의 삶을 통해 하나님이 어떻게 일하시는지를 보고 배우게도 하신 것 같아요. 왜 그런 경험 하나씩 있잖아요? ‘와 하나님은 이렇게 일하시는구나!’하는 경험이요.
그 채워 가심 중에, ‘내 인생은 내가 책임질 수 없구나, 내 미래를 내가 설계하는 것 또한 교만일 수 있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어요. 그와 함께 ‘하나님께서 이 땅의 청년들을 정말 사랑하시는구나, 또 청년인 나도 그만큼 사랑하시는구나’하는 마음이 생겼었죠.

그 뒤로 저는 소망했어요. ‘하나님의 마음을 알려 주셨으니 이제 그런 마음이 있는 공동체 같은 기업을 만들 수 있다면 이 땅에서도 조금이나마 하나님 나라를 경험하며 살아갈 수 있지 않을까요? 그런 재정과 준비가 된다면 꼭 그 일을 해 볼게요’라고 말이지요. 이에 하나님의 대답은 ‘모든 것을 네가 다 만들지 않아도 돼. 울타리는 내가 다른 이를 통해 만들 테니 너는 그 안에서 네가 나에게 이야기했던 그 삶을 살아보겠니?’ 하고 물으셨어요. 그때 ‘정말 그렇게, 일터와 신앙이 하나로 관통되는 환경에서 먹고 살 수 있다면 지금 다니는 직장을 그만둬서라도 해 보고 싶습니다!’라고 마음먹고 시작하게 되었죠.

꿈을 키우고 나누는 카페 Chill의 출입구. 누구에게나 열려 있는 동행의 문이다. 박찬휘 씨의 감성이 멋스럽게 묻어있다

Q. 실제로 내 계획이 아닌 하나님의 계획에서, 내게 보이는 것으로 판단하지 않고 하나님이 보여 주시는 것을 의지하는 길을 걸어보니, 어떠셨나요?
A. 힘들어요. (웃음) 이전에 상상하고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힘들더라고요. 일단 준비가 돼서 시작한 게 아니기에 대출이 여러 건 생긴 상황이었고, 당장에 충분한 수익성이 존재하지 않으니 매달 운영해야 하는 것 자체가 쉽지 않았죠. 거기에 선택의 순간마다 일반적으로 세상 속에서 당연한 이치를 하나님 안에서 당연한 이치로 선택하며 가려하니 어려움이 덧셈이 아니라 제곱으로 늘어나요.

하나님께서 함께하심이 느껴질 때는 감격스럽고 기뻐요, 하지만 익숙하지 않은 일들을 해 나가고 미숙한 나를 볼 때면, ‘이걸로 내 삶이 책임져질 수 있을까’에 대한 불안을 마주하게 되죠. 그때마다 하나님을 신뢰하는 것도 매일의 과제예요.

하지만 가장 어려운 일은, 하나님께 가까이 갈수록 ‘나의 변하지 않는 죄인 됨’이 명확하게 보이는 것이에요. 분명 이전과 다른 삶을 살고 다른 일을 하고 있지만, 여전히 저는 예전의 저와 같은 연약함과 죄성을 갖고 있죠. 예전에는 하나님과 ‘안전거리’를 유지했기 때문에, 그저 내가 조금 더 나은 사람이 되는 데에 해결해야 할 문제 정도로 여겨졌던 그것이 하나님께 매일 묻고 의지하는 삶에 가까울수록, 내 삶에 더 많은 부분에 영향을 미치더군요. 이전에는 해결하지 않은 죄의 문제가 그저 마음의 불편함이었다면, 이제는 해결하지 않는다면 삶의 일부가 파괴되는 것들을 쉽게 볼 수 있게 되었어요.

Q. 생각만 해도 상당히 어려울 것 같네요. 본인은 그 힘듦을 어떻게 마주하고 계실까요?
A. 이미 ‘힘들다’라고 많이 말했지만, 힘듦으로 받아들이지 않으려고 해요.(웃음)
저에겐 너무나 어려운 시간임이 분명하지만, 이 시간은 하나님이 저를 구원하시고 선교해 나가시는 가장 빠른 길이라고 믿으니까요. 하나님의 계획이 불완전해서가 아니라 그만큼 제가 이 세상의 것들에 길들어져 있었기 때문에 지금이 어려운 거죠. 하나님은 완전하시다는 것을 기억하기에 힘듦이 힘듦으로 끝나지 않아요.

그리고 한 편으론, 이 힘듦이 ‘입장권’ 같다고 생각하기도 해요. 영화를 볼 때, 입장권에 대한 값을 치르는 것을 아무도 이상하게 생각하지 않잖아요. 똑같은 이치죠. 하나님은 우리를 만나러 오시기 위해 본인 아들의 목숨을 거셨어요. 제가 목숨은 걸지 않고, 그 사랑을 갖길 원한다면 도적 같은 마음이겠죠.

그 마음으로는 주님 만날 수 없음이 분명해요. 물론 저도 사실 목숨을 걸었다고 까진 얘기할 수 없어요. (웃음) 그래도 다행히 우리 주님이 우리를 그렇게 포악하고 잔인하게 이끌어 가시는 분이 아님도 알죠. 그래서 이렇게 순간순간 찾아오는 힘듦은 ‘이것만 하면 하나님의 계획에 거저 동참하는 거지’하며 저 스스로에게 선포하는 것 같아요.

커피를 내리고 손님과 인사를 나누기도 하는 주방 데스크. 다양한 소품들이 정감있다

Q. 그 동행의 길을 마음 깊이 응원합니다. 앞으로 삶에서 또 카페 7(Chill)에서 더 꿈꾸시는 것이 있을까요?
A. 이곳은 제가 수련회에서 마태복음 20장에 나온 포도원 설교를 듣고 꿈꾼 곳이에요. 돈을 벌기 위해 일꾼을 구하는 것이 아니라, 일꾼에게 품삯을 주기 위해 포도원을 운영하는 것이 천국과 같다고 한 그 이야기요. ‘내가 남보다 무언가 잘하고, 더 하지 않으면 하나님이 내 삶을 책임질 수 없다!’라는 생각을 깨부술 수 있는 기업 공동체가 되길 소망해요.

또 한 편으로는 사회선교 센터의 역할을 하길 바라요. 고용을 통해 누군가의 젊음이 하나님을 증거하게 도와주고, 외부적으로는 재료의 구입과 수익의 사용을 통해 도움이 필요한 곳으로 손길을 뻗는 곳으로요. 함께 하나님과 동행하는 삶을 고민하고 독려하고, 가치를 나누는 장소적 선교센터로도 사용되길 소망해 보고요. 매년 언제 망할지, 언제 멈추실지 모르지만요. (웃음)

Q. 앞으로도 쭉 꼭 하나님의 기쁨 안에서, 품게 하신 비전대로 쓰이시길 바랍니다. 마지막으로 이 세대에서 함께 걷고 있는 동역자들께 한 마디 해 주실 수 있을까요.
A. 우리가 예수 그리스도를 영접함으로써 걷게 되는 길은 ‘좁은 길’입니다. 그 길이 넓어지기를 우선으로 원한다면, 나는 이 길 끝에 무엇이 있길 바라는지부터 점검해 봐야 할 것 같아요. 그리고 선한 의도를 담은 모든 일이 ‘잘’ 되어야만 의미가 있는 건 아니에요. 하나님 안에서 배우고 확신한 진리를 토대로 살려고 결단한다면, 삶이 형통해 보이지 않을 때도 하나님을 신뢰해 보세요.

우리 주 하나님을 이 땅에서 사는 우리 삶의 형통함 정도만을 책임지시는 분으로 만들지 않는 것, 그렇게 하나님을 높이며 나가면 좋겠어요.

하나님이 만드신 관계는 가식이 진심을 만날 수는 없어요. 주님이 우리를 만나려고 예수 그리스도의 생명을 내어놓으셨듯이 우리도 그래야 해요. 만약 이 단순한 진리에 위배되는 것들이 내 삶에 일어나고 있다면 그것들을 최대한 빨리 놓는 게 주님 손잡는 길이 될 거예요.

그리고 이미 주님의 손을 잡고 걷고 계시다면, 힘들지 않을 거라고 말하진 않겠습니다. 앞으로도 쉽지 않을 거예요. 광야를 빙빙 돌거나 불편한 진실들을 마주할 수도 있겠죠. 하지만 누구보다 하나님께서 그 삶을 존중하시니 본인 스스로도 그랬으면 좋겠습니다. 그리고 그 제자리걸음인 광야 속에서도 하나님은 우리에게 때로는 ‘불기둥과 구름기둥’으로 때로는 ‘만나와 메추라기’로 하나님 당신의 하나님 되심을 증명하실 거예요.

 

<출처  거룩한빛광성교회 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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