왜 교회는 호텔이 되었을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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왜 교회는 호텔이 되었을까?

글 김예지(거룩빛광성교회 청년부)

와룡공원에서 찍은 서울 밤 풍경. 붉은 불빛이 십자가이다

교회의 공간에 관심을 두게 된 것은 올해 초 진행했던 성경대학이 시작이었습니다. 교회를 채우는 여러 사물의 위치가 오랜 세월 많은 사람이 예배를 고민한 결과라는 것을 배울 수 있었습니다. 아는 만큼 각각의 자리마다 의미가 생겼고, 우리 교회의 곳곳을 눈에 담아보며 예배의 기억을 떠올려 보았습니다. 당연하고 익숙한 장소에서 감사함과 흥미가 생겨났습니다. 건물 자체에 대한 관심도 생겨 다른 지역을 가면 그곳의 교회를 방문해 보기도 했습니다. 이런 저에게 교회에 관련된 소식이 눈에 보이고 귀에 들어오기 시작한 건 자연스러운 일입니다.

교회의 수는 줄고 있습니다. 이는 새삼스러울 것 없는 이야기입니다. 인구가 고령화되고, 출산율이 줄어들면서 학교나 학원도 아이들이 점점 줄고 있기 때문입니다. 우리는 이미 인구의 감소라는 이슈에 익숙합니다. 더욱이 대형 교회 위주로 성장하는 한국 기독교의 양상은 상대적으로 작은 교회들의 감소로 이어졌습니다.

해질 무렵 높은 곳에 올라가 동네를 둘러보면 쉽게 찾을 수 있었던 붉은 십자가의 물결은 이미 기억 속의 한 장면일지 모릅니다. 그렇다면 그 많던 교회 건물들은 다 어떻게 되었을까요?

유럽의 교회가 신도 수의 감소로 매각되고 용도가 변경된 것은 지난 몇 년간 들어온 소식입니다. 교회의 넓은 홀과 아름다운 장식은 상가, 체육시설, 호텔 등으로 사용되기에도 적합했습니다. 이 소식을 접한 많은 사람은 유럽 기독교인 감소의 원인을 분석했으며, 세속화된 교회와 신도를 비판하며 회개할 때가 왔음을 알렸습니다.

한동안 잊고 있던 유럽 교회를 다시 접하게 된 것은 우연찮게도 학교 수업시간이었습니다. 화려한 술집과 호텔로 사용하는 건물의 역사를 되짚어 올라가 보니 교회가 있었습니다. 교회를 건축하며 드렸을 기쁨의 예배와 그곳에 머물렀던 기도, 찬송의 소리가 세속적인 공간 속으로 사라진 오늘날을 보여주는 사진에 안타까운 감정을 느꼈습니다. 동시에 큰 위기감이 들기도 했습니다.

유럽 교회의 모습이 내가 사랑하는 이 땅의 교회들이 마주한 현실이라는 생각이 떠올랐기 때문입니다. 빠르게 진행되는 고령화와 주일학교 학생 수 감소의 속도는 우리가 빈 교회에 대해 충분히 고민할 시간을 허락하지 않을 것입니다.

여러분의 기억 속 교회의 한 장면은 무엇인가요

그렇다면 빈 교회의 건물은 어떻게 사용되어야 할까요? 그리고 한국 교회가 없어지는 작은 교회들을 위해 무엇을 할 수 있을까요? 다양한 아이디어와 사례들을 모아 공간을 활용한다면 한국 교회에 주어진 또 하나의 기회가 될 수 있습니다. 지금 우리 사회가 필요한 공간이 무엇일지를 고민하고 실질적인 준비를 해야 합니다.

특히 작은 규모의 교회는 우리 삶 반경에 밀접하게 닿아있는 공간이기에 지역사회와 교회 사이의 거리감을 좁혀줄 따뜻하고 밀접한 플랫폼으로 사용할 수 있지 않을까 기대해 봅니다. 물론 교회가 예배하는 집이 아닌 다른 용도로 사용된다는 것은 그 어떤 방향이든 불편한 상상일 수 있습니다. 하지만 주님의 사랑을 느낄 수 있는 열린 공간으로 사용될 수 있기 위해 노력해야 합니다. 이 시대의 상처를 가진 사람들이 회복되어 나가는 곳이 되었으면 좋겠습니다.

어렸을 적 예배하던 주일학교 그 장소를 다시 찾아가 본 적이 있으신가요? 의자에 묻어있는 기억 속 예배의 감동이 떠오르고 주님과의 만남을 되살리게 됩니다. 같은 곳에 앉아 예배드릴 아이들을 위해 기도하는 계기가 되기도 합니다. 최대한 교회 곳곳에 켜켜이 쌓여있을 예배의 시간과 찬송과 기도의 소리를 간직해야 합니다.

이를 기억하는 성도들이 언제든 찾아와 잊고 있던 은혜를 되살리고, 또 줄어가고 변해가는 교회가 다시 예배하는 집으로 회복되기를 위해 기도할 수 있기를 바라봅니다.

<출처  거룩한빛광성교회 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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