천로역정 : 천국을 찾아서

강혜미 기자의 MOVIE

스스로의 신앙을 돌아보게 하는 영화
천로역정 : 천국을 찾아서

글 강혜미

이 영화는 기독교 고전으로 잘 알려진 존 번연의 소설 『천로역정』을 각색하여 만들어졌다. 소설의 경우 1, 2부로 나누어져 있는데 이번에 개봉하는 영화는 1부의 내용을 담고 있다.

죄의 범람으로 인해 곧 멸망의 그림자가 드리우고 있는 멸망의 도시는 그저 고된 노동만이 반복되는 기쁨이 없는 곳이다. 주인공 크리스천은 도시를 떠나 천국 도시로 떠난 믿음의 방을 정리하다 우연찮게 성경을 보게 된다. 몇 날 며칠 성경을 보던 그는 무거운 죄의 짐을 벗고 천성으로 갈 결심을 하게 된다. 가족의 반대마저 무릅쓰고 길을 떠나는 크리스천은 두려움의 웅덩이, 세속의 숲, 율법 언덕, 좁은 문, 해석자의 집, 참을성의 길, 경계의 집, 굴욕의 골짜기, 허영시장, 절망의 성, 마법의 들판을 지나 결국 천국 도시에 도착한다. 주인공 크리스천의 여정은 우리에게 구원받는 것에 대한 의문을 해소시키며, 하나님을 믿는 자의 삶이 어떤 의미를 가지고 있는지 가르쳐 준다.

주인공이 전도자의 말을 따라 왕의 길로 가다 세속의 숲에서 달콤한 말로 유혹하는 세상 잘난을 만나는 장면은 오늘을 살아가는 우리들의 모습과 겹쳐지며 오래도록 곱씹게 만든다. 쉬운 길로 가도 되는데 왜 굳이 힘든 길을 선택하는가에 대한 의문은 수없이 우리 곁에 맴돌지 않았던가. 세상에도 평안은 있노라고, 먹고 마시는 즐거움과 물질을 선택하면 행복해지더라고 우리 스스로 그렇게 생각하는 순간이 있었음을 부인할 수 없다.

그러나 세상 잘난의 말을 듣고 편한 길로 가던 크리스천은 율법의 언덕에 도달하고 만다. 스스로 왕의 길을 벗어남으로 인해 고난을 불러들인 꼴이 되어버렸다. 율법의 언덕을 오르며 크리스천은 절대 이 언덕을 넘을 수 없음을 깨닫는다. 율법은 죄의 짐을 벗겨버리기는커녕 전부 지킬 수 없다는 것에서 오는 죄책감만을 던져줄 뿐이다. 행위로 구원받을 수 없다는 자각을 한 크리스천은 후회를 쏟아내며 눈물로 회개한다. 그때 전도자가 나타나 눈물이 회개의 증거라며 그를 다시금 왕의 길로 인도한다.

우리는 어떨까? 행위가 아닌 믿음으로 구원받는다는 사실을 알고 있는 우리는 믿음의 자녀로 살고 있을까? 안타깝지만 하나님을 믿는 자들이 모인 교회 안에서도 우리는 율법의 잣대를 들이밀고 있는 것을 보게 된다. 상대방의 믿음을 보는 것이 아니라 교회에서 어떤 봉사를 하고 있는지, 어떤 직분을 맡고 있는지를 보며 평가하고 있지 않았던가. 또 평소에는 세상에 빠져 살다가 겨우 주일에 교회에 나와 앉아 있는 행위 하나로 나는 적어도 주일은 지켰다고 스스로 위안하고 있는 것이 우리의 모습 아니던가.

영화 한 편을 보고 나왔을 뿐인데 나는 과연 제대로 믿음의 여정을 보내고 있는 것인지 자문하며 반성하게 되었다. 왜 『천로역정』이 성경 다음으로 많이 읽힌 책이며, 제2의 성경이라 불리는지 알 수 있었다. 좁은 길 끝에 십자가의 구원이 있음을, 결국에는 죄의 짐을 벗고 자유함을 누리는 삶이 기다리고 있음을 다시 한 번 느낄 수 있는 시간이었다.

사실 디즈니의 현란한 애니메이션에 익숙해진 탓인지 애니메이션 자체의 완성도는 미흡해 보이기도 한다. 그러나 고전을 기반으로 하고 있기 때문에 영화를 본 후 마음에 묵직한 감동이 남는다. 전 세대가 함께 떠나는 믿음의 여정이라는 타이틀처럼 가족 단위로 보아도 좋을 영화이다.

<출처  거룩한빛광성교회 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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