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송이 꽃도 당신 뜻으로

4월의 향기

한 송이 꽃도 당신 뜻으로

저토록 조그맣고 연약한 풀꽃을 피운 손길의 포효하는 노도와 아아한 산봉우리를 빚었음은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창조주의 그 무궁무진한 창의와 진지함에 새삼 경악할 때 우리는 신에 대한 뜨거운 신앙을 가진 것이 될 것이다.

글 허영자(시인)

한 송이의 아름다운 꽃이 피어난 것을 볼 때, 그 연연한 꽃잎이며, 길고 가는 줄기, 그 줄기에 보소송하니 돋은 솜털, 그리고 거기에 층층이 겹친 초록 이파리와 어두운 땅속을 파고들어 영양과 수분을 빨아올리는 실뿌리, 그 위에 뿌려 둔 매혹적인 향기들에서 우리는 신비롭고도 오묘한 섭리를 발견하게 된다.

한 가지도 우연히 된 것은 아닌 양 섬세한 배려와 깊은 뜻을 새긴 듯한 그 빛깔, 그 향기, 그 모습에 우리가 재삼 감탄할 때, 우리는 이미 신의 은총을 찬미하는 것이며 그 전능과 자비로움에 감사를 드리는 것이 될 것이다.

우람한 산악, 그 푸른 자락 아래 뭇 날짐승과 길짐승을 포용하고 깊은 골짜기와 갖가지 수목들을 안아 기르며 의연히 솟아오른 산악 앞에 옷깃을 여밀 때 우리는 곧 신의 위력을 공경하고 경탄하는 것이 될 것이다.

넓고 깊은 대양, 끝없는 암흑과 침묵을 그 밑에 깔고도 푸른 파도와 흰 물거품과 온갖 크고 작은 물고기, 산호와 진주와 바닷말의 보배를 간직한 대양, 때로는 노호하며 때로는 고요히 잠드는 저 대양의 몸짓에 우리들이 매료당하고 마음 설렌다면 우리는 신의 창조의 뜻에 공감하고 일체감을 가지는 것이 될 것이다.

또한 저토록 조그맣고 연약한 풀꽃을 피운 손길의 포효하는 노도와 아아한 산봉우리를 빚었음은 얼마나 놀라운 일인가. 창조주의 그 무궁무진한 창의와 진지함에 새삼 경악할 때 우리는 신에 대한 뜨거운 신앙을 가진 것이 될 것이다.

우주에 가득한 혼돈과 질서, 그 모든 것이 저 나름의 존재 의의와 값이 있음을 깨달을 때 우리는 커다란 감동으로 가슴 두근거릴 것이며 이러한 감동과 흥분과 인식은 우리를 한없이 온유하게 하고 겸손하게 하고 지혜롭게 만들 것이니 이는 곧 거룩한 종교심의 발로가 될 것이다.

생활인의 기도는 그 생활과 직결된다. 추상 관념이 아닌 생활 주변의 모든 사물, 생활 속의 모든 사물과의 관계에서 비롯되는 구체적이며 사실적 체험이다.

오늘 우리들이 아름다운 생명을 구가하고 하루의 삶에서 찾아진 조그만 행복감으로 무한한 위로를 삼는다면, 또한 자기가 하는 모든 일에 온전히 자기를 몰두시키며 집중시켰을 때 그것은 정녕 뜨거운 기도요 경건한 신앙일 수밖에 없다. 그리고 그것을 개인의 생활, 개인의 생명의 일에만 구한시키지 않고 무릇 모든 이웃에 확대시키며 삼라만상에 두루 적용시킬 때 그것은 사랑의 종교가 되어 우리의 영혼 속을 도도히 관류할 것이다.

오늘 내가 살아있음에 감사하고 내 이웃이 건재함을 감사하고 난관을 헤쳐 나갈 용기 있음을 감사하고 일상의 모험을 감내할 지혜를 갖게 되길 희구하고 불의에 물들지 않을 의지를 갖추길 희망하고 내 이웃이 나와 더불어 함께 행복하기를 갈구해 마지않는 마음, 이 소박한 바람들이야말로 평범한 생활인이 그 생활 속에서 드리는 가장 간절한 기도가 아닐까 한다.

<출처  거룩한빛광성교회 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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