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는 ‘긍정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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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는 ‘긍정왕’

글 송한나래(거룩한빛광성교회 청년부)

2018년도 시즌 중 이탈리아 라벤스테인에서 열린 ‘UIAA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4차전 대회’ 시상식. 이 경기까지 이탈리아에서 3년 연속 우승하여 더 기쁘고 의미있었습니다

홀드와의 첫 만남

‘빙벽여제’, ‘월드챔피언’, ‘긍정왕’ 등 나를 수식하는 여러 가지 말 중 내가 가장 좋아하는 말은 긍정왕이다. 긍정왕은 내가 자칭하는 말이기도 하고, 앞으로도 계속 불렸으면 하는 표현이기도 하다.

나는 어렸을 때부터 오르는 것에 익숙했다. 산악인이신 아버지는 주말마다 산에 가셨고 우리 가족은 항상 함께했다. 클라이밍(암벽등반)을 시작한 것은 초등학교 4학년 때였다. 파주로 이사를 오면서 혼자 보내는 시간이 많았을 때, 아버지를 따라 실내 암벽장에 갔다.

8m의 벽에 알록달록한 돌멩이(홀드)들이 내 눈에는 그렇게 예쁘고 재미있어 보였다. 새로운 놀이터를 찾은 나는 그 뒤로 매일같이 매달려 놀았고, 대회에 출전해 보자는 코치님의 권유로 전국대회에 나가 첫 출전에 2위에 입상했다. 그 후 나는 항상 1위, 상위권 성적이었다.

충청남도 태안에 있는 해벽에서 아빠와 함께 등반갔을 때 찍은 사진. 경기를 위한 훈련은 주로 인공암벽에서 하지만 여유가 있을 때마다 자연암벽을 등반하기 위해 산으로 나갑니다. 산에서 등반을 하고 정상에서 경치를 둘러볼 때 마음이 편안해짐을 느낍니다

부상, 하나님과의 만남

중학교 2학년 때에는 어른들과 겨뤄서도 뒤지지 않을 정도로 성장했지만 무리한 훈련으로 양 손가락 성장판 뼈에 금이 가고 성장기였던 몸 여기저기에 문제들이 생겨났다.

그 즈음에 우연한 기회로 처음 교회에 가게 되었다. 그때의 나에게는 누구보다도 하나님이 의지가 되었다. 성경 말씀도 처음 접하고 하나님을 직접 만나본 적도 없지만 믿어지는 것이 신기했다.

아무도 모르는 나의 힘듦을 다 아신다고 생각하니 큰 위로가 되고 답답했던 마음이 편안해졌다. 1년 반이라는 시간이 지나 나는 완전하진 않았지만 기적적으로 부상에서 회복되었다. 다시 경기에 출전하며 나는 조금씩 안정을 되찾았고 고등학교에 체육특기생으로 입학하며 더 치열하게 하루하루를 보냈다.

시간을 아껴 틈틈이 최선을 다해 공부했고 그 결과, 비인기종목이라 대회성적만으로는 대학입시가 어려웠던 상황에서 원하는 대학, 과에 합격할 수 있었다.

2018년도 시즌 중 스위스 싸스페에서 열린 ‘UIAA 아이스클라이밍 월드컵 3차전 대회’ 결승전 등반 모습. 지하 10층부터 시작되는 원형 주차타워에 경기장이 있는데 관객들이 가까이에서 다양한 각도로 등반을 관람할 수 있어 응원 분위기가 뜨겁습니다

‘빙벽여제’가 되다

선수로서, 학생으로서 몸과 마음이 지쳐 모든 것을 내려놓고 싶을 때 아이스클라이밍(빙벽등반)을 해 보게 되었다. 그렇게 우연히 시작한 아이스클라이밍 대회에서 두각을 나타내 2년 만에 월드컵에서 우승하게 되었고 ‘빙벽여제’라는 수식어를 갖게 되었다.

경기를 하다 보면 생각지도 못한 변수가 많다. 한 시즌을 위해 1년 동안 열심히 준비하고 자신감이 넘쳐도 경기가 잘 풀리지 않을 때가 있고 부상의 위험도 항상 있다.

처음에는 내 힘으로 모든 것을 다 이룰 수 있다고 생각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내가 의지할 수 있는 것은 하나님의 함께하심이었다. 내 헬멧에는 여호수아 1장 9절 말씀이 적혀 있다.

강하고 담대하게 나아가게 해 달라고 기도하는 것이 나에게 힘이 되고 어느 무엇보다 안심이 되었다. 나는 우승하게 해 달라고 기도하지 않는다.

오늘 이 자리, 가장 높은 곳에 올라 하나님께 영광을 드리고 싶다고 기도한다. 좋은 성적을 내면 더 좋겠지만 오늘은 내가 가진 힘과 능력을 모두 발휘해서 멋지게 등반하고 싶다고 하나님께 말한다.

나 스스로를 믿는 힘

이 세상에 내가 확신할 수 있는 것은 없고 때론 좋지 않은 일들이 한꺼번에 몰려오기도 한다. 그럴 때 나는 아주 냉정하게 객관적으로 대상이나 상황을 판단해 본다. 그 과정에서 대상의 입장이나 환경에 대해 좀 더 이해하려고 애쓰게 되고 어느 정도는 분노가 사라진다. 무엇보다도 사람을 내 마음대로 바꿀 수 없다는 것과 세상은 내 것이 아니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반면 어떻게 받아들일지에 대한, 어떤 그릇의 사람이 될지에 대한 내 마음은 비교적 바꾸기가 쉽다. 처음부터 온전히 괜찮지 않을 수 있다. 상처가 남을 수 있고 시간이 지나도 계속 아플 수도 있다.

하지만 그 모든 것이 지나가면 훨씬 단단해질 것이다. 타인의 생각, 시선에 갇히지 않는다. 무엇보다도 나 스스로를 믿게 된다. 하나님이 나를 믿으시는 것처럼. 긍정의 힘은 누구에게나 가치 있게 평가되지만 그 힘의 원천이 무엇인지 알아야 한다.

나의 긍정 파워는 하나님께서 주신 선물이 아닐까 생각한다. 이 글을 읽는 형제자매들이 모두 ‘긍정왕’이 되길 바라며 믿음 안에서 더욱 강해지길 소망한다.

<출처 거룩한빛광성교회 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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