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실한 사람들이 기도로 세우고 지켜낸 교회

아름다운 교회로의 여행

신실한 사람들이 기도로 세우고 지켜낸 교회
“제주시 애월읍 금성교회”

조봉호 전도사-이덕형 장로-김희자 권사

글·사진 김용기

제주시 애월읍 금성리에서 111년째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을 전하고 있는 금성교회

제주도에서 가장 오래된 자생교회

금성교회는 1907년 제주 지역 토착민이 이었던 조봉호에 의해 처음 예배가 드려지며 교회 역사가 시작됐다. 기독교의 불모지였던 제주도에 기독교를 처음 전파한 조봉호는 제주시 애월읍 금성리에 사는 양석봉의 집에서 이도종 등 8명이 함께 모여 예배를 드렸다.

조봉호는 1902년 서울로 유학을 떠나 언더우드(Horace Grant UnderWood 1859~1916) 선교사가 설립한 기독교계 경신학교에 입학해 1904년까지 학교를 다니며 기독교를 접했다. 이후 부친 사망을 계기로 고향인 제주 금성리로 돌아와 또래 친구를 전도하며 기독교를 전파했다.

태종호 금성교회 담임목사가 교회를 방문한 순례객들에게 교회의 역사를 설명하고 있다

조봉호는 양석봉과 이도종을 전도해 가정집에서 기도모임을 시작했다. 신자가 늘어나며 예배 처소를 구하기 어려워 여러 곳을 수소문하던 끝에 열일곱 살에 결혼해 가정을 꾸리고 살던 양석봉의 집을 예배 처소로 삼아 마침내 1907년 3월 10일에 첫 예배를 드렸다.

제주 선교사 이기풍 목사 만나 협력선교

예배를 드리며 전도를 계속하던 조봉호는 1년 후인 1908년 평양신학교를 졸업하고 제주도 선교를 자청해 내려온 이기풍 목사(1865~1942)를 만나 제주 선교의 꽃을 피웠다. 특히 그는 3․1만세운동이 일어난 1919년 5월 상해임시정부를 돕기 위해 제주도에서 군자금 1만 원을 모금해 송금한 죄로 붙잡혀 징역 2년을 선고받고 복역하던 중 1920년 4월 옥사했다.

금성교회 설립 초기에 같이 예배를 드렸던 이도종(1892~1948)은 1926년 평양신학교를 졸업하고 전도사가 되었다. 1929년 제주도 토착민으로서는 최초의 목사가 되어 돌아온 그는 성읍·신풍·대정 등 여러 교회를 돌며 목회를 하였고, 남원교회를 개척했다.

일제강점기 신사참배를 거부한 채 목회의 길을 잠시 접었다가 한국전쟁 이후 피폐된 제주도 교회를 회복시키기 위해 목회를 다시 시작했으나 4․3사건 때 순교하여 제주도 최초의 순교자가 되었다.

믿음의 척박한 땅에 세워진 금성교회는 예배 처소를 동네 신자의 집을 옮겨 다니다가 1923년 교회 부지를 구입해 1924년 1월에 첫 초가로 된 교회를 지었다. 제주 읍내에 살고 있던 이도종 목사의 아들 이덕형 장로가 재산을 헌금해 교회를 지었으나 교인이 없어 교회의 명맥이 끊어질 위기에 처했다. 이 소식을 들은 이 장로는 금성교회의 예배를 유지하기 위해 고향으로 돌아왔으나 그의 소천 이후 금성교회는 다시 빈 교회로 남았다.

제주 순례길 첫 번째 코스 「순종의 길」의 출발점이 된 금성교회 옛 예배당 앞에 놓여 있는 표지석

주일 학교 아이를 통해 지켜진 금성교회

하지만, 목회자도 신자도 없어 사라질 위기에 놓였던 금성교회는 주일학교에 다니던 한 어린 소녀에 의해 예배가 이어져 지금에 이르게 되었다. 마을에서 초등학교를 졸업하고 해녀가 된 김희자는 해녀 일과 밭 일로 고된 날을 보냈지만 혼자 주일 예배를 드리며 금성교회를 지켰다. 더구나 기독교를 믿지 않았던 부모에게 교회에 가는 것이 발각되면 호된 꾸지람을 받았지만 혼자 주일 예배를 드려, ‘신실한 한 사람만 있으면 교회가 지켜진다’는 금성교회의 신앙 전통을 세웠다.

김희자는 고향에서 결혼해 금성교회가 안정될 때까지 헌신을 아끼지 않았다. 금성교회에서 첫 권사가 된 김희자는 목에 큰 병이 들어 고개를 들거나 말을 하지도 못하는 상황에서도 예배에 빠짐없이 출석해 금성교회 신앙의 위인으로 존경을 받았다. 성경암송에도 열심을 보여 극심한 병마와 싸우면서도 아들 내외의 부축을 받으며 교회 주최 성경암송대회에 참여해 입으로 외우는 대신 글로 쓰며 암송을 이어가 교인들에게 큰 감동을 주기도 했다.

제주도의 가장 오래된 자생교회인 금성교회는 교인들의 헌신으로 지어진 두 번째 양철지붕 교회가 그 모습 그대로 남아 있다. 제주 선교의 역사를 보여주는 옛 금성교회 건물은 제주 기독교 순례길 첫 번째 코스인 ‘순종의 길’의 출발점이 되었다. 제주도에는 척박한 제주 땅에 뿌려진 예수그리스도의 사랑이 전파된 길을 따라 묵상하며 걷는 다섯 코스의 순례길이 조성되어 있다.

금성교회의 첫 예배당자리에 남아 있는 옛 교회 건물. 선교관으로 재건축을 추진하고 있다
금성교회의 111년의 역사를 간직한 종이 보관되어 있다

 
출처 <겨자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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