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혀 새로운 방식의 영화 ‘서치’

강혜미 기자의 영화마을

전혀 새로운 방식의 영화
‘서치’

글 강혜미 기자

보통 영화를 보면 스토리 자체에 집중하게 된다. 유명한 배우를 주연으로 앉혀놓고, 천문학적 제작비를 쏟아 부었다고 해도 스토리의 힘이 약하면 영화는 산으로 가게 되어 희대의 망작이라는 웃픈 수식어가 따라 붙기도 한다. 그런데 이 영화는 참으로 신기하다. 스토리도 스토리지만 스크린 화면 자체에 집중을 하게 되는 희한한 일이 생기고, 나도 모르게 오른쪽 검지를 까딱거리게 된다. 그도 그럴 것이 영화는 모든 장면을 노트북 화면을 빌려 보여준다. 심지어 주인공의 얼굴도 웹캠을 통해서만 볼 수 있다. 영화를 보는데,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 기분이라니!

영화는 마고의 가족 이야기로 시작된다. 웹캠을 통해 행복한 가족의 한때를 사진으로 남기는 가족. 그들의 모습은 아이의 성장과 함께 사진으로, 동영상으로, 혹은 메일의 내용이나 메신저 대화기록 등으로 저장된다. 관객 또한 온전히 그 정보를 클릭해서 얻어진 정보로 가족에게 일어난 일을 가늠할 수 있다. 엄마가 암 재발로 인해 죽은 뒤에도 마고와 아빠 데이빗의 일상은 잘 흘러가는 듯이 보인다. 그러던 어느 날, 밤새 친구 집에서 과제를 한다던 마고가 사라져버린다.

데이빗은 딸 마고를 찾기 위해 딸의 흔적을 찾기 위해 노력한다. 마고의 SNS계정과 메일을 살펴보고, 접속했던 홈페이지를 들어가 보면서 그는 적잖은 충격을 받는다. 그동안 잘 알고 있다고 생각했던 딸의 모습은 온데간데없이 전혀 모르는 딸의 모습이 자리하고 있었기 때문이다. 그 와중에 실종된 마고를 찾기 위해 경찰이 배정된다. 다행히 수상 경력까지 있는 모범적인 경찰이고, 능력도 있어 보인다.

데이빗은 안심하고 그녀와 모든 것을 공유하지만 딸의 행방은 오리무중이다. 그러던 중 데이빗은 딸이 자주 갔던 외곽의 호숫가를 알게 되고, 불안한 마음으로 찾아간 호숫가에서 마고의 열쇠고리를 찾는다. 경찰들이 출동하고, 호숫가 한 가운데서 마고의 차량이 발견되고 만다. 이제 마고를 찾는가 싶었지만 차량은 비어있는 채다. 과연 마고를 찾을 수 있을까?



앞서 말했듯이 영화의 모든 영상은 노트북 화면을 통해 관객에게 전달된다. 새롭고 신선한 방식이다. 처음에는 이러다 말겠지 했는데 결국 마지막까지 그 방식을 고수한다. 자칫 지루할 것 같았지만 영화는 지루할 틈 없이 굉장한 몰입도를 불러일으킨다. 마치 관객 스스로가 데이빗이 되어 노트북 앞에 앉아 있는 듯한 느낌이랄까?

게다가 영화는 많은 것을 일깨운다. 그 첫 번째는 부성이다. 딸을 찾고자 하는 아버지의 간절함은 과하다 싶은 데이빗의 행동마저 공감하게 만든다. ‘그래, 딸을 잃은 아버지면 그럴 수 있어. 나는 더 할지도 몰라’라는 식의 공감말이다. 흔히 부모와 자식 간의 사랑을 이야기할 때 모성이 주목을 받지만 부성도 결코 뒤지지 않는다는 걸 이 영화가 보여준다.

다음으로 눈에 띄는 것은 SNS의 시대상이다. 데이빗이 마고의 행방을 찾기 위해 온라인 상으로 친구들의 연락처를 알아내고, 메신저나 페이스타임으로 연락을 했을 때 친구들의 반응은 의외였다. 별로 친하지 않지만 마고가 엄마를 잃은 후 잘 해주라는 부모의 등살에 못 이겨 챙겼을 뿐이라는 친구, 관심 없지만 좋은 대학을 가기 위해 같이 스터디를 했다는 친구 등등 다들 마고와 친하지 않다는 답변을 해 왔다. 그런데 마고의 차량이 발견되고 엠버 경보가 발효되자마자 친구들의 SNS는 그녀에 대한 걱정과 연민으로 가득하다. 심지어 인터뷰 동영상에서는 친한 친구였다고 말하며 눈물을 흘리기까지 하는 이중적인 모습을 보인다. SNS가 그렇지 않은가? 가장 잘 나온 사진, 행복해 보이는 사진들을 선별해 올리고, 주목을 끌 만한 내용을 끊임없이 업데이트 하며 그럴듯한 삶으로 포장하는 현대인의 삶이 영화에도 고스란히 담겨 있다.

또 한 가지 덧붙이자면 부모의 역할에 대한 고민을 하게 만든다. 데이빗은 마고를 찾는 과정에서 마고가 엄마를 그리워하고 있다는 것과 아빠와 엄마에 대한 추억을 공유하고 싶어 한다는 것을 알게 된다. 사실 그 전의 데이빗은 외면을 선택했다. 레시피를 검색하다 우연히 찾은 아내의 동영상을 검색에서 숨겨버리고, 딸에게 자랑스럽다는 메시지를 보낸 후 ‘엄마도 그럴 거야’라는 메시지는 끝내 보내지 못하고 지워버린다. 그러나 마고의 마음에 대해 안 이후 데이빗은 엄마도 그럴 거라는 말로 마고를 응원한다. 부모의 방식이 늘 옳다는 편견, 자녀의 마음을 들여다보지 않으려고 했던 부모의 독단을 반성하게 만드는 대목이었다.

신선한 방식에 높은 몰입도, 거기에 스토리까지 탄탄한 영화를 원한다면 주저하지 말고 이 영화를 선택하길 바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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