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원도 오지의 비경에 감춰진 문암교회

[아름다운 교회로의 여행] 한국의 초대교회

초여름부터 기승을 부리는 무더위를 피해 어디로 휴가를 떠날까? 올해는 싱그러운 자연 속에서 몸과 영혼을 살찌우는 마음으로 떠나는 여행을 해보자. 가족과 함께 혹은 홀로 가벼운 마음으로 찾을 수 있는 자연 속의 기도와 휴식처를 소개한다.

강원도 오지의 비경에 감춰진 문암교회

문암교회의 초대 교회 모습

강원도 산골짜기 오지마을에 개척한지 100년을 훌쩍 넘긴 오래된 교회가 있다. 한국 선교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강원도 홍천군 내면 율전 3리 문암교회가 바로 그 곳.

인적이라고는 드문드문 찾는 등산객이 전부인 오지마을에 국보급의 교회가 있다는 것이 놀라움 그 자체다. 문암교회는 오랜 역사만큼이나 수많은 이야기 거리를 담고 있다.

문암산 깊은 자락에 자리 잡은 문암교회는 지난 1910년 가정교회로 개척되어 올해로 103년이 되었다. 개척당시만 하더라도 홍천 내면으로 통하는 지름길이 있어 사람들이 자주 왕래하는 길 몫이었지만 지금은 56번국도가 마을을 멀리 우회하여 만들어져 아름다운 자연을 간직한 오지 중에 오지가 되었다.

당시 감리교 선교사로 한국에 파송된 브라만 선교사가 사냥을 나섰다가 눈 속에 갇혀 마을에 유숙하게 되었는데, 그 때 하나님의 역사가 시작되었다. 서낭당 옆에 민가에 여장을 푼 브라만 선교사 일행이 잠자리에 들었을 때 갑자가 민가의 부인이 횟배를 앓아 방바닥을 데굴데굴 구르며 아파했다. 브라만 선교사는 그 부인이 낫기를 간절히 기도하였고 하나님의 은혜가 횟배앓이를 씻은 듯이 낫게 하여 선교의 문이 열리게 되었다.

기도로 횟배앓이를 나은 부인과 가족은 가정교회를 개척하게 되었고, 동네 주민들이 하나 둘 하나님을 믿게 되면서 미신을 믿던 마을이 복음의 마을로 변화되었다. 급기야는 동네 중앙에 있던 서낭당을 철거하면서 쭉쭉 뻗은 소나무를 잘라 목조건물로 교회를 건축하게 되었고 그 건축물은 2005년까지 마을의 선교역사를 간직한 명물로 남아 있었다.

화재로 소실되었던 문암교회를 다시 지었다.

하지만, 그 해 가을철 갑작스런 누전사고로 목조건물이 전소되는 아픔을 겪었다. 한국 감리교회 선교역사를 고스란히 간직한 문암교회의 화재를 안타깝게 여긴 교인들은 감리교 재단의 도움을 받아 2년 뒤인 2007년에 아담하고 소박한 지금의 문암교회를 새로 지어 헌당하였다. 본래의 교회자리에 새로 지어진 문암교회는 외부는 통나무에 황토벽돌을 쌓아 전통한옥의 아담함을 살렸고, 내부는 자연목재로 석가래를 얹어 자연스러운 멋을 한껏 뽐냈다.

현재 10여명의 마을주민들이 출석하고 있는 문암교회는 103년이라는 긴 역사동안 20여명의 목회자들이 시무하였고, 수십명의 목회자를 배출하는 기록을 남겼다. 수년전까지만 하더라도 문암교회를 시무하였거나 문암교회를 통해 목회자가 된 50여명의 목회자들이 매년 모여 감사의 예배를 드리곤 했다.

청정 자연이 살아 숨 쉬는 트레킹 코스

자동차로는 더 이상 들어갈 수 없는 길의 끝자락에 자리 잡고 있는 문암교회는 예로부터 피신처로 이름이 높았던 곳이기도 하다. 해발 1,146m의 문암산의 험준한 골짜기가 깊어 전쟁이 나면 사람들이 안전하게 피신할 수 있는 곳이라 해서 살둔골로 불렸다. 6.25전쟁 때에도 전란을 겪지 않고 지나갔을 정도로 두메산골이다.

하지만, 요즘에는 트레킹 족들이 마을 찾는 횟수가 점차 늘어나고 있다. 문암교회에서 약 2km 밑에 형성되어 있는 문암마을에서부터 시작되는 비포장 길이 우리나라에서 가장 아름다운 걷기 코스로 매스컴에 소개되면서 여름철이면 트레킹 족들이 몰려들고 있는 것.

문암교회 인근 산책로는 우리나라 아름다운 길로 선정됐다.

내린천 상류를 따라 살둔마을까지 비포장 길로 이어진 5km의 길은 맑은 물과 울창한 숲, 그리고 이름 모를 들꽃들이 어우러져 트레킹 족들에게 비경을 선사하고 있다. 걷다가 힘이 들면 면경지수와 같은 내린천 청정수에 발을 담그고 잠시 쉬어갈 수 있어 비경 속에서 마음의 평화를 찾기에 최적의 코스다. 특히 수없이 피어 있는 소박하지만 깊은 아름다움을 간직한 야생화 군락지와 꽃을 찾아 유영하는 손바닥만한 산제비나비의 근엄한 비행은 청정 자연이 살아있는 문암마을에서만 볼 수 있는 자연이 주는 선물이다.

길옆으로는 아름다운 민박집들도 간간이 들어서 있고, 걷기 코스의 막바지에 있는 살둔초교에는 여름철 민박시설이 갖춰져 있어 아이들과 함께 자연 속에서 경건의 시간과 여름휴가를 겸할 수 있는 명소로 손색이 없다. <사진 글=김용기>

[관련기사]
하늘의 마음을 나누는 상심(上心)리교회
폐허 위에 희망으로 세워진 제천제일교회
낮은 자의 병원이자 약국이었던 공주제일교회
강원도 오지의 비경에 감춰진 문암교회
조선왕실의 후원으로 세운 대한성공회 강화성당

김용기 / 관광학 박사 농촌사랑지도자연수원 / 교수 경기도 고양시 원당동 산 38-27 HP: 010-7326-3840 | TEL: 031-961-0122 | FAX: 031-965-0348 http://blog.daum.net/ifarmlove22

더 많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