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아이들을 품는 것이 주일학교 교사라는 것을 깨달으며

푸른 징검다리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아이들을 품는 것이
주일학교 교사라는 것을 깨달으며

 

지식을 가르치는 일이라면 연수가 붙을수록 쉬워지겠으나, 주일학교 교사는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하고 그 노력한 흔적들을 아이들과 나누는 것이라고 볼 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교사라는 직분이 주는 보람과 기쁨이 분명 있기에 오늘도 성실히 아이들을 만납니다

글 김창석 집사(주일학교 고등부 교사)

수련회 부흥집회 때 모두 합심하여 1학년 학생들을 위해 기도하고 있다

가벼운 마음으로 시작한 주일학교 교사

저는 거룩한빛광성교회 고등부 1-10반을 맡고 있는 김창석 교사입니다. 광성교회에 온 지는 칠 년 정도 됐고, 교사를 한 지는 어느덧 이십 년 차에 접어들었습니다.

처음 교사를 시작했던 스물여섯 살 때는 뚜렷한 목적이나 청소년 사역이 뭔지도 모르면서 친구들이 다들 교사를 하니까 따라했습니다. 특히 중소형 교회에서는 봉사 하나 정도는 부담해 줘야 하는 보이지 않는 의무 같은 게 있었습니다. 당시 저에게는 교사라는 직분이 다른 어떤 봉사(지역 환경미화봉사팀, 식당봉사팀, 시설봉사팀 등)보다도 괜찮은 봉사로 여겨졌었습니다. 중고등부를 택한 이유도 청소년 사역에 거창한 비전을 봐서가 아니라 청소년들은 영유아들처럼 손에 더러운 걸 묻히고 다니거나 콧물을 흘리지 않아서였습니다.

만약에 면접을 보고 교사를 뽑았다면 저는 교사를 하지 못했을 거라 생각합니다.

3주간의 새신자 과정을 마치고 등반한 학생과 함께 기쁨의 한 컷

이렇게 무심코 들여놓은 발걸음이 처음엔 가벼웠으나 해를 거듭할수록 무거워져 지금은 내가 자격이 되나 해마다 반성하며 조심스럽게 걸어가고 있습니다.

어렵게 느껴졌던 심방
교사 2년 차 때 일입니다. 한 번도 출석하지 않고 있는 잃은 양에게 심방을 간 적이 있습니다. 아이 집 앞에서 속으로 생각하기를 ‘제발 아무도 없어라’ 하면서 초인종을 눌렀습니다. 심방은 했으나 부재중, 뭐 이런 식의 교사로서의 최소한의 의무만 수행하고 싶었던 맘이 반, 두렵고 떨렸던 맘이 반이었습니다.
그런데, 부모님과 아이가 다 있었던 터라 부모님의 안내로 집안까지 들어가게 되었습니다. 부모님과 아이, 그리고 저까지 넷이 마주 앉았는데 어색할 수 있었던 그 시간이 하나님의 은혜로 순식간에 지나갔습니다. 제가 아들을 위해 축복기도 해도 되겠냐고 물었더니 비록 무교였던 부모이셨지만 자식을 위한 일이라 생각하셨는지 허락해 주셨습니다. 그리고 통성으로 그 아이를 붙잡고 기도를 했습니다. 남의 가정집에서 소리소리 지르며 기도한다는 게 지금 와 생각해도 쉽지 않은 일인데, 그때는 제가 무엇에 홀린 듯이 그런 일을 했습니다. 저의 능력이 아니라 제게 담대함을 주신 성령님께서 하신 일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지금도 그때를 생각하면 낯이 뜨겁습니다. 하지만 후에 그 가정이 주님을 영접하는 것을 보면서 하나님께 감사했습니다.

선생님 옷이 찢어져 비닐봉투로 옷을 만들어 입고 기념 촬영을 했던 하계수련회

준섭이

제가 맡은 아이 중 김준섭이라고 굉장히 폭력적이고 말이 거친 친구가 있었습니다. 고2 학생이었는데, 키도 저보다 훨씬 크고 체력적으로도 저를 압도했습니다. 학교에서도 문제가 많았기에 저도 가끔은 그 친구가 무섭기도 했습니다.

교사가 학생을 무서워하고, 그렇게 말도 안 되는 사역을 제가 하고 있었습니다.
그러던 어느 날 2주 연속 결석을 하길래 준섭이 친구와 함께 준섭이를 찾아갔습니다.

반지하 단칸방에서 나오는 준섭이를 보는 순간 눈물이 났습니다. 준섭이를 한참 안고 있었습니다. 가난했던 제 자신을 보는 것 같기도 하고, 하나님께서 주시는 긍휼한 마음 때문인 것 같기도 했습니다. 그 날 이후로 준섭이가 교회에 올 때마다 안아주었습니다. 거칠었던 준섭이는 순한 양처럼 변해갔습니다.

주일학교 교사는 세상이 감당할 수 없는 아이들을 감당해야 한다는 것을 그때 깨달았습니다. 세상의 기준에서는 소외되고 도태된 듯 보입니다. 하지만 이 아이들을 사랑으로 감싸 주고 보듬어 주는 곳이 교회여야 한다는 것을 깨닫게 되었습니다.

수능 면접고사를 대비하기 위해 희망자에 한해 모의 면접을 시행했다. 현직 교사, 학원 강사, 교직원, 먼저 수능을 치룬 선배들이 열정 어린 조언을 아끼지 않았다

주일학교 교사는 하면 할수록 더 힘들고 어려운 것 같습니다.

지식을 가르치는 일이라면 연수가 붙을수록 쉬워지겠으나, 주일학교 교사는 말씀대로 살려고 노력하고 그 노력한 흔적들을 아이들과 나누는 것이라고 볼 때 결코 쉽지 않은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하지만 교사라는 직분이 주는 보람과 기쁨이 분명 있기에 오늘도 성실히 아이들을 만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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