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선욱의 서재 – 시가 끄는 수레

글 박선욱 안수집사(시인, 동화작가)

봄비

김석전

비가 그쳤네
햇빛이 반짝거리네.

세수한 산과 들이
수군거리오.
“어이, 시원하구려.”
“어이, 시원하구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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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가 내린 날 읽으면 딱 좋은 동시입니다. 겨우내 묵은 때를 씻어 주듯 봄비가 내려요. 그리고 비가 그치고 햇빛이 반짝거리면, 세상은 깨끗하고 맑은 초록빛 얼굴을 드러내지요. 그런데 시인은 봄비를 맞고 깨끗해진 산과 들을 사람처럼 세수했다고 표현했어요. 마지막에 “어이, 시원하구려.”를 두 번 반복하니까 진짜 기분이 좋아서 어깨를 들썩이는 모습이 그려지네요. 시는 이처럼 산이나 들에도 생생한 생명력을 불어넣어요.

여러분도 주변 사물에게 말을 걸어 보세요.
출전: <중외일보>, 1930년 3월 19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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