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가 눈발이라면

안도현

사진 박해준

우리가 눈발이라면
허공에서 쭈빗쭈빗 흩날리는
진눈깨비는 되지 말자
세상이 바람 불고 춥고 어둡다 해도
사람이 사는 마을
가장 낮은 곳으로
따뜻한 함박눈이 되어 내리자
우리가 눈발이라면
잠 못 든 이의 창문 가에서는
편지가 되고
그이의 깊고 붉은 상처 위에 돋는
새살이 되자

 

안도현
· 우석대 문예창작학과 교수
· 윤동주문학상, 소월시문학상 수상
· 저서
『연어』, 『기러기는 차갑다』,
『가슴으로도 쓰고 손끝으로도 써라』 외 다수

더 많은 추천기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