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엄마연습』의 저자 지조이(Jee Joy)

엄마가 된다는 것, “고통스럽지만, 그 이상으로 근사한 길”

▲ 세 아이의 엄마 같지 않은 앳된 모습의 지조이 씨. 고아원·무슬림·새터민 선교사역의 비전을 밝히며 활짝 웃고 있다.

여성이 결혼을 하게 되면서 누구의 아내라는 타이틀 이외에 얻게되는 아이덴티티는 ‘엄마’ 다. 10개월이라는 힘겨운 잉태의 시간 후 출산이라는 커다란 공포와 마주치고 출산의 기쁨도 잠시, 분신과도 같았던 아이는 자신의 자유시간을 모두 소멸시키며 무거운 일상으로 다가온다. 그리고 가까운 가족으로부터의 호칭은 자신의 이름이 아닌, ‘에미’다. 이와 함께 자신의 쿨한 모습도 후덕한 외형으로 변한다.
이 시기, 초보 엄마들은 출산 이전 자신의 생활리듬의 회복 여부는 아득하게만 느껴지면서 커다란 상실감과 함께 심각한 우울증에 빠진다. 그리고 이때 여성들은 엄마라는 정체성의 이상과 현실사이에서 표류한다. 이쯤 되면, ‘엄마되기’ 사절이다.

이러한 현실에서 지조이 씨의 책 『엄마연습』은 커다런 반향을 일으키며 초보엄마들의 마음을 어루만지고 있다. 이 책에는 선교사 활동하던 저자 지조이씨가 사역 중 만난 미국인 선교사와의 결혼으로 세 딸아이를 출산하고 양육하는 이야기가 진솔하게 그려져 있다. 결코 ‘엄마되기’를 미화하거나 과장하지 않는다. 무수하게 부딪치는 어려움을 온 몸으로 부딪치며 겪었을 고민과 눈물이 고스란히 담겨있다. 그리고 기도와 인내의 시간으로 요약되는 엄마되기의 여정을 통해 성장한 자신에 대한 대견함과 예쁘게 성장한 세 딸들에 대한 감사의 고백이다.

지조이 씨의 본명은 지영순이다. 해외에서 번역가로 활동하며 지조이(Jee Joy)라는 이름을 사용했는데, 이번 출간을 계기로 국내에서도 지조이란 이름을 사용하게 되었다. ‘기쁨’이라는 의미의 이국적이고 특이한 이름을 좋아한다는 지 씨는 대학졸업 후 대기업 대표이사의 비서로 활동 중 26살에 YWAM(예수전도단) 활동을 하며 선교사 비전을 갖게 되었다. 예수전도단에서 북한사역 학교를 시작하며 하나님이 북한사역에 대한 비전을 주셨고 당시 오대원 목사님이 국제적인 마인드를 키우라는 조언으로 호놀룰루에 가게된다. 이곳에서 북한구호활동 전문 NGO인 LNKM(Love North Korea Ministry) 대표로 활동하던 미국인 가브리엘 세고인을 만나 결혼했다.

엄마가 된 후 가장 큰 보람과 결실이 있다면?
출산 후 너무 힘들어 하나님을 원망하기도 했고 울기도 많이 울었다. 그러면서 내 자신의 성숙하지 못한 본질을 발견했다. 결혼 전 주목받았던 삶이 한꺼번에 소멸되는 느낌이었다. 이러한 시간을 견디며 10여년이 지난 지금은 이전 나약한 나의 모습을 질책하면서 ‘하나님은 사랑이다’라는 메시지를 온몸으로 깨닫게 되었다. 하나님의 마음을 배웠고 더 커지고 깊어진 나를 발견하고 놀라웠다.

엄마로서 가장 힘들었던 기억과 극복 비결은?
자아 상실감이 제일 컸다. 이때 하나님께서 하나의 밀알이 썩어짐에 대한 메시지를 주셨는데, 당시 너무 힘들었다. 선교사역을 감당했지만 나 자신의 희생의 길인 엄마되는 여정을 향한 발걸음은 몹시도 무거웠다. 하지만 묵묵한 인내를 통해 완전히 썩어짐 후 부활이 있음을 깨달았다. 별다른 비결은 없다. 말씀, 기도, 중보기도 요청, 관련 서적 독서를 통해 이겨나가려고 노력했다.

저서 『엄마연습』의 출간 계기는?
아이들을 키우면서 성경적 자녀양육의 중요성을 깨달으며 엄마들의 영성에 불을 붙이는 B.맘스쿨(Biblical Mom School)을 운영하며 아이들과의 놀이문화 사역을 진행했다. 이때 주변 학부모들로 부터 책 출간 권유를 받았다.

미래의 엄마에게 조언하고 싶은 말
현대사회는 행복한 결혼 생활을 꾸려 가는 데는 로맨스가 가장 중요하며, 배우자의 역할은 상대의 잠재력을 끌어내 꿈을 실현하도록 돕는 데 있으며, 결혼은 ‘죽는 날까지’가 아니라 그저 ‘지금’ 의미를 가질 따름이고, 부부 관계가 벽에 부딪혔다 싶으면 서둘러 이혼하고 새 출발하는 것이 상책이라는 사고방식이 만연해 있다. 이와 함께 결혼 비관론 기저에는 계몽주의 사상이 낳은 ‘자아실현을 위한’ 자기중심적인 결혼관이 깔려있다.
하지만 엄마연습의 연장선상에서 ‘결혼의 온전한 의미’를 들여다보면, 이보다 값진 인간관계는 없다. 배우자를 알아가고 아이를 양육하는 것이 하나님을 아는 것과 마찬가지로 힘들고 고통스럽지만 보람 있고 경이로운 일이다. 요즈음 아이들과 보내는 시간이 너무 행복하다.

다문화가정의 엄마의 역할에 조언을 한다면?
인종차별을 포함한 어떠한 형태의 차별은 세상 어디에나 존재한다. 중요한 것은 천국시민이라는 자아상 확립이다. 이는 ‘다름’을 인정하고 ‘다양성’을 인정하는 생활 습관에서 비롯된다고 생각한다. 또한 외부로부터의 차별에 주눅 들지 않고 당당하게 ‘다름’을 주장할 때 어떠한 공격으로부터도 자유로워질 수 있다.
다문화가정을 이루었다면, 이를 통한 하나님 계획에 대한 확신이 중요하다. 실제로 남편과 내가 손잡고 거리를 다니면 아직도 우리를 바라보는 따가운 시선을 느낄 때가 있다. 이것도 어쩌면 영적싸움이라는 생각이다. 자신의 자아상이 하나님 안에서 흔들리지 않는다면, 오히려 상대는 긍정적인 반응을 보인다.
그리고 아이들이 현실을 객관적으로 받아들이고 자신들의 ‘다름’을 당당하게 변호할 수 있는 힘을 키워주는 것도 중요하다. 세 딸아이, 데니옐(14세), 채러티(13세), 호피(10세)는 주변의 시선에 당당하게 말한다. “우리는 한국에서는 한국인이고, 미국에서는 미국인이야”라고.

“결혼과 함께 엄마가 되는 길은 울퉁불퉁 험한 길이다. 당혹스러운 상황들을 만날 때마다 엄마되기가 생각했던 것보다 훨씬 큰 성장통을 겪게되는 길임을 온몸으로 깨달았다”고 말하는 지조이 씨. “하지만 엄마가 된다는 것은 자기 이상을 실현하는 등 자기만족의 추구로는 결코 얻을 수 없는, 영적 성장과 풍성한 풍요로움을 얻는 은혜로운 여정이다” 라고 강조한다.

인터뷰를 하면서 어쩌면 엄마가 된다는 것은 ‘흔들리지 않는 믿음’이라는 이정표를 향한 조금은 험난한 과정으로, 삶의 ‘효율성’보다는 하나님을 향한 ‘방향성’에 초점이 맞추어져 있다는 생각이 들었다.

글 최유진 사진 오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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